숨진 '김혜경 법카' 참고인 집, 이재명 옛 비서 배씨 모녀 소유였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 아내 김혜경씨의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김모(46)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김씨의 자택 소유주가 법인카드 유용의 핵심 인물인 이 의원의 옛 비서 배모(46)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닷컴이 28일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김씨가 사망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빌라 소유주는 2014년 이 빌라를 직접 지은 배씨와 배씨 모친 손모(84)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빌라는 1층 상점, 2층 2개 호실, 3층과 4층 각각 1개 호실로 구성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26일 오후 12시20분쯤 이 빌라 3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지역 주민에 따르면 배씨와 김씨는 이 빌라 3층에서 함께 살았다. 이 빌라 한 세입자는 “이 건물 관리인은 3층에 사는 여성 배씨”라며 “김씨도 자주 봤다”고 했다. 건물 옆 주차장에서는 김씨의 검정색 중형차가 주차돼 있었다. 또 다른 지역 주민은 “배씨는 3년 전쯤부터 이곳에서 살기 시작했고, 김씨 역시 이곳에서 살았다”고 했다.
배씨는 이 의원이 경기지사이던 시절 경기도청 소속 5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하급자에게 이 의원 부부의 음식을 결제·배달하도록 시키고, 그 비용을 최소 4개 현업 부서 업무추진비로 충당했다는 의혹을 받아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이와 관련 김씨는 최근 경기남부경찰청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배씨가 김혜경씨의 음식을 구매한 뒤 취소하고 경기도 법인카드로 재결제하는 과정에서 김씨의 카드가 사용됐던 내역이 발견됐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으나, 핵심 참고인은 아니었으며 피의자로 전환될 인물도 아니었다”며 “김씨가 배씨 소유의 집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을 미뤄볼 때 김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사인을 밝히기 위해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조선닷컴은 배씨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이 의원이 연루된 의혹과 관련된 죽음은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해부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 수사를 받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이미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1월엔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인 이모씨가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다만 경찰은 부검 결과 이씨의 사인을 병사로 결론 내린 바 있다.
한편 김씨는 이 의원이 경기지사이던 2020년 12월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비상임이사로 임명됐다고 확인됐다. 군 출신이던 김씨는 군납을 하는 중소기업 이사 자격으로 이 기관 비상임이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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