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세 주춤한데 이제 '위중증' 더블링.."진짜 승부는 중환자 관리"
"오미크론 때보다 아직 적지만 치료제 적극 처방 등으로 대처해야"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확산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주 후반부터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곧 정점에 도달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세가 '주간 더블링(1주일 새 2배씩 증가하는 추세)' 현상을 보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2주 후쯤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며 최대 30만명으로 봤던 예측에는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올해 초 오미크론 대유행의 교훈을 토대로 의료체계가 중환자로 악화하는 것을 막고 중환자의 사망을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2~3주 뒤에 늘어나는 추세 재연…고위험군 인명 보호 '비상'
2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8만5320명 발생해 전날(28일) 대비 3064명 줄면서 2일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1주일 전(21일) 6만8597명 대비로는 1만6723명(24.4%·1.24배) 증가했다. 1주전 대비 증가폭은 지난 21일까지만 해도 1.82배를 기록해 더블링에 근접한 수준이었으나 △22일 1.77배 △23일 1.66배 △24일 1.62배 △25일 1.37배 △26일 1.35배 △27일 1.31배 △28일 1.24배까지 내려섰다.
그러나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이달 초·중순 신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뒤 2~3주일 시차를 두고 위중증, 사망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위중증 환자는 234명으로 5월 26일 243명 이후 64일(2개월 3일) 만에 가장 많다. 1주일 전인 22일 130명보다도 80%(1.8배) 늘었다. 1주일간(7월 22일~29일) 일평균 위중증 환자 수는 172명으로 전주(7월 16일~22일) 일평균 92명보다 80명(87%·1.87배) 증가했다.
사망자 역시 증가 추세다. 이날 35명의 사망이 신고됐고 1주일간 발표된 사망자 수는 167명으로, 16일~22일 113명보다 47.8% 늘었다.
정부는 환자 규모가 늘어도 백신과 치료제 등의 효과로 중증화율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전날(28일) 브리핑에서 "전체 확진자가 증가해 중환자 역시 숫자로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중증화율은 아직 증가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2월 중순 처음으로 일일 확진자 10만명을 돌파했을 당시 위중증 환자는 400명 안팎에 달해 지금보다 심각했다. 이후 3월 말에는 1300명을 넘는 수준으로 악화한 바 있다.
당장은 여유가 있지만 병상 가동률 역시 높아지고 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절대적 수치를 보면 오미크론이 처음 유행할 때보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얼마나 더 늘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중환자 수 예측해 병상 확보 등 의료 대응에 만전 기할 때"
정부는 일률적인 거리두기 대신 고위험군의 중증화나 사망을 막는 데 의료 대응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먹는 치료제 처방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추가로 입원 병상을 확충하고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의 방역 규정을 강화했다.
전문가들 역시 고위험군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위중증·사망 피해 규모가 좌우된다며 강력한 보호책을 주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위험군을 보호할 방법은 미리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투여하는 것"이라며 "대학병원에서도 원스톱 진료가 가능하도록 보완할 때"라고 했다.
백순영 교수도 현 증가세를 두고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어느 수준이 될지, 우리 의료체계가 잘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연착륙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다"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여름철 재유행의 정점이 당초 예상보다 이른 1~2주일 내 도달할 수 있고 정점의 규모도 기존 전망치보다 적은 수준에서 형성되리라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정부와 감염병 전문가들은 재유행이 오면 9월 말에서 10월 중순 최대 1200~1450명의 위중증 환자, 하루 최대 90~1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을 전망한 바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전날 질병청이 마련한 전문가 설명회에서 "여러 근거를 종합했을 때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평균 30만명까지는 도달하기 조금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 이유를 △국민의 4차 접종 참여 현황 △BA.2.75(일명 켄타우로스) 전파력이 우려보다 높지 않아 우세종화 가능성이 감소한 점 △재감염률이 외국 대비 낮은 점을 꼽았다.
정 교수는 "상당한 규모의 유행이 이어져 다음주와 그다음 주 정도까지 정점을 형성할 것"이라며 확진자 수보다 중환자 수를 예측해 병상을 충분히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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