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월가 기대 넘는 2분기 실적..아이폰 매출 2.8%↑(종합)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올해 2분기에 월가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을 냈다. 반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두 분기 연속으로 순손실을 기록했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간) 2분기(애플 회계연도 기준 3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10.6% 줄어든 194억달러(약 25조1천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0년 3분기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다만 매출액은 1.87% 상승한 830억달러(약 107조6천억원)로 애플의 2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매출과 순이익은 모두 월가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를 뛰어넘은 것이다.
특히 간판 상품인 아이폰 매출은 2.5% 감소를 예상한 시장의 전망을 뒤엎고 외려 2.8% 증가했다. 그러나 아이패드, 맥 컴퓨터, 웨어러블 기기 매출은 공급망 제약의 타격을 입었다.
애플은 거시경제의 악영향 외에도 공급망 차질과 중국 생산공장의 폐쇄,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씨름하고 있다.
애플은 4월 중국 공장 폐쇄와 칩 부족 등으로 2분기에 매출액이 40억∼80억달러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제 타격이 40억달러에 조금 못 미쳤다고 밝혔다.
애플이 올해 지난해를 뛰어넘는 기록적인 실적을 보일 것이란 전망 속에서도 미 달러화의 강세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 칩 부족,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조치 등으로 실적에 얼마나 타격을 줄 지가 시장의 관심사였다.
애플은 2020년 내놓은 첫 5세대 이동통신(5G) 아이폰에 힘입어 지난해 947억달러(약 122조87천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순이익 기록을 작성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올해 1천억달러에 근접한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한다.
쿡 CEO는 "여기저기 약한 구석이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1년 전과 비교한 성적을 봤을 때 2분기와 견줘 3분기에 매출이 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2분기에 아이폰 신규 고객이 두 자릿수로 증가하면서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타는 고객이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침체에 대한 공포와 고공행진하는 물가 등으로 스마트폰, PC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애플의 낮은 성장세는 소비자 가전산업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2분기에 두 분기째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냈다.
아마존은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7.2% 상승한 1천212억달러(약 157조2천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1년 만에 가장 저조한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던 1분기(7.3%) 때보다 소폭 낮은 수준의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순손실은 20억달러(약 2조6천억원)로, 1분기 38억달러(약 4조9천억원)의 적자에 이어 두 분기 연속으로 순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손실은 아마존이 7년 만에 낸 첫 적자였다.
78억달러(약 10조1천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던 지난해 2분기와도 뚜렷이 대비된다.
다만 이런 손실의 일부는 전기트럭 업체 리비안의 주가 하락 탓이다. 이로 인한 장부상 손실이 39억달러에 달했다.
아마존은 어느 정도 수익을 낼 것이란 월가의 예상과 달리 적자를 봤지만 매출은 월가 기대 이상으로 늘었다. 회사의 성장동력인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세가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앤디 재시는 "연료와 에너지, 교통 비용에서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좀 더 통제 가능한 비용에서는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특히 (배송을 담당하는) 풀필먼트 네트워크의 생산성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 온라인 쇼핑 수요의 급증으로 수혜를 누린 아마존의 핵심 사업인 전자상거래는 코로나19 유행이 잠잠해지면서 수요 둔화와 함께 높은 비용으로 고전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을 포함한 이 회사의 온라인 스토어 부문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매출이 4% 감소했다.
아마존은 너무 많은 창고 공간을 짓겠다고 약속했고, 그 창고에 너무 직원이 많아서 2분기에 이로 인한 추가 비용이 100억달러(약 13조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비용 감축을 위해 창고를 재임대하거나 신규 창고의 건설을 연기하고 있다. 또 자연감소을 통해 인력도 줄여나가는 중이다.
아울러 설비 투자 대상을 소매업 쪽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쪽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3% 이상 상승했고, 아마존 주가는 12% 이상 올랐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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