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모두가 귀기울일 때.. 어린이는 '말할 용기' 가져요

기자 2022. 7. 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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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톰슨의 동화 '오언과 군인 아저씨'는 출간 전에 미리 작가의 초고를 읽은 어린이들이 보내 온 의견을 바탕으로 완성되었다.

어린이의 슬픔과 애도의 과정에 대한 존중을 그린 이 사랑스러운 동화에는 어린이가 공동체 의사 결정의 주체로 참여하는 장면이 서사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오언의 이야기를 듣는 것 외에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석상에 "아저씨는 군인이 돼서 좋았어요?"라고 묻는 오언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로 다 울지 못한 깊은 울음을 그와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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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책 - 오언과 군인 아저씨

리사 톰슨 글│이은지 그림│양재희 옮김│여유당

리사 톰슨의 동화 ‘오언과 군인 아저씨’는 출간 전에 미리 작가의 초고를 읽은 어린이들이 보내 온 의견을 바탕으로 완성되었다. 독자로서 출판 과정에 참여한 것이다. 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어린이가 자율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어린이의 슬픔과 애도의 과정에 대한 존중을 그린 이 사랑스러운 동화에는 어린이가 공동체 의사 결정의 주체로 참여하는 장면이 서사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어린이에게 그 과정을 제공하는 것은 학교다. 작가는 어린이가 교실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자라나는지 세심하게 그려낸다. 우리가 읽은 동화 중 상당수는 학교를 갑갑하고 난폭한 곳으로 그린다. 그런데 이 책은 어린이에게 시혜적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서도 어린이의 성장을 정확히 돕는 교실 현장, 공교육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 오언은 하교할 때마다 동네 공원의 낡은 군인 석상 곁에 앉아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오언의 아버지는 시리아 내전에 파병된 뒤 전사했다.

오언의 이야기를 듣는 것 외에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석상에 “아저씨는 군인이 돼서 좋았어요?”라고 묻는 오언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로 다 울지 못한 깊은 울음을 그와 공유한다. 오언은 말을 잘하는 아이가 아니다. ‘발표가 꽃피는 교실’을 원하는 제닝스 선생님은 오언을 토론에 참여시키고 싶어 하지만 거듭 실패한다.

그런 오언이 자신의 발언을 하고 싶고, 해야만 하는 순간이 생긴다. 시에서 석상을 철거한다는 것이다.

오언은 지역신문기사에서 이 뉴스를 접하고 석상 아저씨를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낸다. 이 과정에서 오언을 동료 시민으로 받아들이는 어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좋은 외서를 읽는 이유는 달라지는 세계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동화는 미디어를 통해 어린이의 눈앞에 전쟁이 중계되는 지금 시대에 꼭 읽어보아야 하는 책이다. 104쪽, 1만3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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