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격돌한 美·中.. "불장난하면 타죽어" vs "작년에도 했던 소리"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뉴욕=임동욱 특파원 2022. 7. 2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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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4개월만에 전화통화 바이든, 시진핑..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대만 방문 놓고 갈등 최고조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C) AFP=뉴스1

대만해협에서 미·중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개월 만에 전화 회담을 가졌다. 주된 주제는 역시 대만이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추진으로 격앙된 시 주석이 '불장난을 했다가는 타죽는다'는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하는가 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상투적 표현이라는 식의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분간 두 강대국간 갈등 조율이 평행선을 이어갈 가능성을 시사한다.

29일 관영 신화통신은 두 정상이 양국 관계와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소통과 교류를 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미 동부 기준 오전 8시33분(베이징 오후 8시33분, 한국보다 1시간 느림)부터 2시간17분간 통화했다. 지난 3월18일 이후 4개월만이다.

회담에 대해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이 의견 차이를 관리하고 공동 관심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도록 개방적인 소통 라인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며 "이날 통화는 이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부"라고 밝혔다.

시진핑 "불장난하다 타죽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추진이 가열되는 화약고에 부채질을 한 격이 됐다.

시 주석은 '하나의 중국'을 기본 골격으로 미국을 향해 대만 문제 개입하지 말라고 가시 돋친 비판과 경고를 병행했다. 그는 "양안이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사실은 명백하다"며 "중국과 미국의 3개 공동성명은 두 나라의 정치적 기반이며 양측의 정치적 공약으로 대만 독립의 분열과 외부 세력의 간섭에 단호히 반대하며 어떠한 형태의 대만 독립세력을 위한 공간도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의 입장은 일관되며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 무결성을 확고히 수호하는 것은 14억 중국 인민의 확고한 의지"라며 "불장난을 했다가는 타죽을 수 있다. 미국은 이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현재 세계 불안과 변화의 두 가지 추세가 계속 진화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와 모든 나라 국민은 중국과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보를 수호하고 세계 발전과 번영을 촉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그는 이어 "전략적 경쟁의 관점에서 중미 관계를 보고 정의하며 중국을 가장 중요한 경쟁자이자 가장 심각한 장기적인 도전자로 여기는 건 중미 관계를 오판하는 것으로 중국 발전의 오독이며 양국 국민과 국제사회를 오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서는 짧게 언급했다. 신화통신은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고 시 주석은 중국 측의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 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외에도 "거시경제 정책 조정, 글로벌 산업체인 및 공급망의 안정성 유지, 글로벌 에너지 및 식량 안보 보장과 같은 주요 문제에 대해 계속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수롭지 않다는 美... "이전에도 같은 표현"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미국의 정책이 변하지 않았으며, 대만해협 전체의 현재 상태를 바꾸거나 평화와 안정을 해칠 어떠한 것도 강력히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불장난'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행정부 고위관계자는 "시 주석이 지난 11월 두 정상 간 대화에서 비슷한 표현을 했다는 것을 안다"며 "하지만 중국이 이런 문제들이 나올 때마다 사용하는 다양한 비유들을 분석해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만 문제에 대해 두 정상의 대화는 직접적이고 정직했다"며 "양국은 기본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이견을 갖고 있지만 40년 넘게 이 문제를 관리해 왔으며, 이를 위해 열린 의사소통 라인 유지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에 대한 우려와 함께 중국에 부당하게 구금됐거나 출국금지 대상인 미국 국민들의 사건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며 "대만 문제에 대해선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 주석에게 양안 관계의 일방적인 현상 변화에 대한 미국의 반대 입장과 함께 대만해협 전체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대한 약속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낸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서는 "펠로시 의장의 여행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이는 본인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은 1997년이었고, 미 행정부는 의회 지도부의 여행에 대한 통제권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뒷전으로 밀린 우크라이나
대만이라는 거대한 블랙홀에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은 뒷전으로 밀렸다.

신화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시 주석 발언을 매우 짧게 다뤘다. 신화통신은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고 시 주석은 중국 측의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전쟁에 개입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기존의 원칙론을 이어간 것이다.

두 정상은 그러나 지속적인 대화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신화통신은 "미국은 중국과의 원활한 대화를 유지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하며 오해와 오산을 피하고, 이해관계가 혼합된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하는 동시에 이견을 적절히 통제하기를 희망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거시경제 정책 조정, 글로벌 산업체인 및 공급망의 안정성 유지, 글로벌 에너지 및 식량 안보 보장과 같은 주요 문제에 대해 계속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스콧 케네디는 "양국이 위기 국면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대규모 위기의 위험이 전혀 없는건 아니다"며 "원치 않는 충돌을 피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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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 뉴욕=임동욱 특파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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