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대만 놓고 또 충돌.."일방 변경 안돼""불장난 타 죽어"(종합3보)

김현 특파원,김민수 기자 2022. 7. 2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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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17분 동안 전화통화..바이든 취임 이후 5번째 대화
우크라 문제 등 민감 현안엔 입장차만..대면 회담 추진하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지난해 11월 화상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있는 모습. 2021.11.15. ⓒ 로이터=뉴스1 ⓒ News1 박기현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김현 특파원 김민수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미 동부시간 기준) 2시간 넘게 전화를 통해 대만 문제를 포함한 양국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전화 통화 후 양측이 내놓은 언급들을 보면 대만과 우크라이나 문제 등 양국간 민감한 현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 백악관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오전 8시33분(한국시간 28일 오후 9시33분)부터 오전 10시50분(한국시간 28일 오후 11시50분)까지 2시간17분에 걸쳐 전화통화를 했다.

두 정상간 대화는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5번째로, 지난 3월18일 이후 4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백악관은 "이번 통화는 미중간 소통 라인을 유지 및 심화하고, 양국간 이견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며, 우리의 이익이 일치하는 곳에서 협력하고자 하는 바이든 행정부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검토를 놓고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통화였던 만큼 두 정상은 대만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으며 미국은 현재의 상태를 바꾸거나 대만해협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일방적인 노력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면서도 이것이 대만관계법 등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통화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대만 문제의 역사적 경위는 명백하다"면서 "양안이 같은 중국에 속한다는 사실과 현주소가 분명하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시 주석은 이어 "'하나의 중국 원칙'은 미중 관계의 정치적 기반"이라면서 "우리는 대만 독립의 분열과 외부세력의 간섭을 단호히 반대하며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세력에게도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특히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은 14억 중국 인민의 확고한 의지"라며 "불장난을 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면서 중미 3대 공동성명을 이행하는 '언행일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과 원활한 대화를 유지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하길 희망한다면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변경하지 않았으며, 대만의 독립을 여전히 지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도 '불장난'이라는 표현을 쓴 바 있다.

이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두 정상간 대화 때 유사한 언어를 사용했다"며 "중국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자주 사용하는 다양한 은유들에 대해 분석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대만에 대한 두 정상간 대화는 직접적이고, 솔직했다"며 "두 정상은 기본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대만에 관한 이견을 갖고 있지만, 40년 넘게 이 문제를 관리해 왔고 계속 그렇게 하기 위해 이 문제에 대해 열린 소통 라인을 유지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논의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대만 문제로 정면 충돌한 만큼 대만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실제 대만을 찾을 경우 미중간 갈등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위당국자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문제에 대해 "입법부는 행정부와 독립돼 있다"며 "그것은 거기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인권 문제와 경제 문제 등을 놓고도 신경전을 펼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인권에 대한 오랜 우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부당하게 구금되거나 출국금지가 된 미국 시민들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시 주석에게 미국 노동자와 가정에 해를 끼치는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에 대한 핵심 우려를 설명했다고 고위당국자는 전했다.

이에 시 주석은 "미중 관계를 전략적 경쟁의 시각에서 보고 정의하고 중국을 가장 주요한 상대이자 엄중한 장기 도전으로 보는 것은 미중 관계에 대한 오판과 중국 발전에 대한 오독"이라고 반박했다.

시 주석은 "중미는 거시 경제 정책을 조율하고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을 수호하며, 글로벌 에너지와 식량 안보를 보장하는 등의 중대한 문제에서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규칙에 어긋나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과 망 단절을 하는 것은 미국 경제 진작에도 도움 되지 않으며, 세계 경제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에 대해 현재 상황과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고위당국자는 "어떠한 특별한 돌파구를 특징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기후변화, 보건 안보, 마약 문제 대응 등 글로벌 이슈 대응 문제도 논의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은 양국 관계와 기타 지역 및 세계 이슈에 대해 논의했으며, 특히 기후 변화와 보건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늘 회담의 내용을 계속 이어나갈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향후 대면 회담을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참모들에게 구체적 일정을 조율하도록 했다. 두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5차례 전화 통화 및 화상 회담을 했지만, 대면 회담을 가진 적은 없다

양 정상은 지난해 2월과 9월 각각 약 2시간과 1시간30분간 전화통화를 가졌고, 그해 11월15일엔 첫 화상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지난 3월엔 110분가량 화상 통화를 가졌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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