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리포트] 3년 모으면 달까지..'썩는 플라스틱'이 해결책?
[뉴스투데이] ◀ 앵커 ▶
기후환경 리포트 시간입니다.
현인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짚어 주신다고요?
◀ 현인아 ▶
그렇습니다. 환경 문제 중 기후변화와 더불어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플라스틱 오염이 아닐까 싶은데요. 지금까지 우리가 쓰고 버린 플라스틱 폐기물이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 앵커 ▶
글쎄요. 정말 많은 것 같긴 한데 구체적으로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 현인아 ▶
지금까지 인류가 생산한 플라스틱 총량은 92억 톤입니다.
그중 3분의 2나 되는 70억 톤이 땅과 바다에 버려졌습니다.
이게 얼마나 많은 양인지 감이 잘 안 오시죠? 리포트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6월 과테말라 중부를 관통하는 ‘라스 바카스’ 강의 모습입니다.
쓰레기 더미로 뒤덮인 지역을 강이 흘러갑니다.
짙은 회색빛에 거품이 이는 더러운 물. 강인지 시궁창인지 구별하기 힘듭니다.
이 강을 오염시킨 주범은 플라스틱입니다.
페트병을 비롯해 플라스틱 폐기물이 널려 있습니다.
이 플라스틱 폐기물은 강을 타고 바다로 흘러듭니다.
[보이언 슬랫/오션클린업 대표] "지금 보고 있는 이 강이 육지의 쓰레기를 바다로 실어나르는 대동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곳에서만 매년 2만 톤이 넘는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드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강은 한두 곳이 아닙니다.
대서양 건너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
강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였습니다.
플라스틱이 얼마나 많이 떠 있는지, 강이 마치 플라스틱 수프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바다로 쏟아내는 강은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의 강입니다.
세계 1위는 중국의 양쯔 강, 2위는 갠지스 강입니다.
양쯔 강은 매년 33만 톤, 갠지스 강은 12만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바다로 토해내고 있습니다.
33만 톤이면 25t 덤프트럭 13,000대가 넘는 양이죠.
1년 중 여름에 배출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됐는데, 그 이유는 폭우 때문입니다.
기록적인 폭우로 강이 범람하면 플라스틱 폐기물까지 강물에 휩쓸려오는 겁니다.
이렇게 쏟아져 나온 플라스틱이 해류를 타고 태평양과 전 세계의 바다로 퍼져 나갑니다.
이 플라스틱은 물고기와 플랑크톤 등 생태계에 축적되고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의 몸으로 들어옵니다.
◀ 앵커 ▶
바다에 흘러드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그 정도라면 지구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은 훨씬 더 많겠군요?
◀ 현인아 ▶
그렇습니다. 지구에서 1년 동안 버려지는 플라스틱은 약 3억 5천만 톤으로 추정됩니다.
감이 잘 안 오시죠?
◀ 앵커 ▶
네. 많다는 건 알겠는데 그게 얼마나 되는 양일까요?
◀ 현인아 ▶
네. 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25t 트럭에 가득 실어 줄을 세운다면 12만 6천km가 되는데요.
지구를 3바퀴 이상 감을 수 있습니다.
폐기물 3년 치를 더하면 약 38만km가 되는데요
이것은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와 같습니다.
◀ 앵커 ▶
많은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나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이러다간 지구가 플라스틱 폐기물로 뒤덮이겠군요.
◀ 현인아 ▶
맞습니다.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것과 더불어 새로운 플라스틱 개발이 시급합니다. 자연에서 저절로 분해되는 플라스틱 같은 거요. 리포트 보시죠.
◀ 리포트 ▶
이곳은 경기도 수원에 자리한 국내 한 대기업의 연구소입니다.
국수나 실을 뽑듯 투명한 물질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입니다.
그러나 보통 플라스틱이 아니라 썩는 플라스틱입니다.
이 플라스틱이 실제로 썩는지 실험해 봤습니다.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서해 대부도 바닷물에 넣은 지 11주간 지켜봤습니다
썩는 플라스틱은 57%가 분해돼 너덜너덜해졌습니다.
이 플라스틱은 미생물인 대장균을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자연 상태의 대장균은 플라스틱을 만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장균의 생체 회로를 조절하면 플라스틱을 만들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대사공학이란 생명공학 기술인데요.
플라스틱을 만들고 있는 대장균의 전자현미경 영상입니다.
대장균의 몸속에 동글동글하게 생긴 것들이 바로 플라스틱입니다.
플라스틱이 가득 들었죠?
길이 3㎛의 작은 미생물이 플라스틱 생산공장이 됐습니다.
[이상엽/카이스트 연구부총장] "미생물을 우리가 다 뜯어고쳐서 원래 미생물은 (플라스틱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는데 무조건 만들 수밖에 없게 만들어주는 거예요. (그것도 다양하게?) 네. 그것도 다양하게."
이렇게 만든 플라스틱으로 만든 포장지를 만져봤습니다.
기존 플라스틱과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비닐봉지와 빨대, 마스크 필터, 1회 용 컵의 내부 코팅이나 음식 용기도 만들 수 있습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썩는 플라스틱은 기존 제품보다 3배 이상 비쌉니다.
그러나 최근 시장에서는 웃돈을 주고도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사겠다는 구매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올해 5천 톤, 2025년에는 6만 5천 톤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합니다.
[장동은/CJ 화이트바이오 연구소장] "(플라스틱을) 친환경적으로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방식으로 쓰자고 하는 게 전체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고요. 생분해가 필요한 쪽에서는 비용을 일부 더 지불하더라도."
◀ 앵커 ▶
가격 차이가 너무 크지만 않다면 저도 저런 플라스틱 제품을 쓰고 싶네요. 뭔가 마음의 부담도 덜할 것 같고요.
◀ 현인아 ▶
그렇죠.
최근 유엔은 기후변화협약에 이어 플라스틱 협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를 제한하것처럼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도 제한하자는 거죠.
이대로 가면 2060년에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지금보다 3배나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거든요.
이 협약에는 자연에서 분해되는 플라스틱 사용을 의무화하는 조항도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 ▶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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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아 기자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today/article/6393259_3575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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