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이준석 상경하면 만날 것..1호 혁신안은 '당원교육 강화'"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 만들어야 한다"
(서울=뉴스1) 한상희 조소영 기자 = "혁신(革新)은 가죽을 벗겨내는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고통이나 반발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과 당원을 위해서 무엇이 옳은지 먼저 생각하고, 그러한 방향으로 정당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최재형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최재형 의원실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연신 당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6·1 지방선거 다음날인 지난달 2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띄운 혁신위는 지난달 27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개시, 최근 출범 한 달을 맞았다.
이달 초 이 대표가 윤리위로부터 중징계를 받으면서 힘이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악재를 딛고 순항 중이다.
◇ "혁신위는 당 공식기구…'이준석 혁신위' 표현 적절치 않아"
최 위원장은 "혁신위가 당의 공식기구가 됐기 때문에 '이준석 대표의 혁신위'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최 위원장만의 색을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이 대표 본인이 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때는 당 대표로서 1년간 당을 이끌어오면서 그리고 젊은 정치인의 시각에서 당에 대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 대표가 서울에 올라오면 직접 만나 혁신위에 관한 의견을 들을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윤리위 징계 후 보름 넘게 지방을 돌며 당원·지지자들과 만나고 있다.
최 위원장은 "당 대표가 정상적으로 당을 이끌어갈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최고위 의결 등 혁신위의 운영에 약간 어려움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혁신위원들이 각자 혁신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당원과 국민 의견을 수용해가면서 혁신위를 운영해나가면 큰 어려움 없이 혁신위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8월 발표할 1호 혁신안으로는 당원 분야를 검토 중이다.
최 위원장은 "소위별로 나온 여러 가지 개혁안 중에서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고 먼저 정리되는 혁신안을 발표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당원 훈련을 통해서 체질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장 먼저 정리 가능한 혁신안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람 중심 아닌 지속가능한 정책 중심의 당으로 가야"
지난 2005년 이후 보수정당에서 12번의 혁신위가 있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낸 적 없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평이다. 이번엔 다를까.
최 위원장은 "우리 당이 이제는 사람 중심의 당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정책 중심의 당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정치적 성장의 예측가능한 사다리가 당내에 있어서 새로운 인재들이 공정한 룰에 따라서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혁신위는 특히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이를 위해 '예측가능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이 꼭 필요하다고 봤다.
"얼마 전에 어떤 학생이 저한테 '어떻게 하면 국회의원 될 수 있어요'라고 물었어요.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점에 관해서 노력하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있겠다'라는 예측가능한 시스템 자체가 잘 정비돼 있지 않습니다. 우리 당에 들어올 새로운 인재들이 이 정당 내에서 정치적인 소신을 펴고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가장 관심이 쏠린 공천 개혁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위원장은 "공천을 받았을 경우 또는 공천이 안 됐을 경우 본인이 100% 납득하긴 어려울지라도 적어도 이런 기준에 의해서 공천을 하고, 이런 기준에 의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정도는 설명할 수 있는 '예측가능한 공천 시스템'을 만들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정치를 하려면 사람들이 자기가 어떤 분야에서 좀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라는 걸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는 것은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그는 공천 개혁이 '당내 주류 세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당권 주자들도 공천 문제에 대해 불편해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최 위원장은 "실제적으로 공천권을 행사할 땐 정무적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공천시스템이 모든 걸 배제하고 자판기처럼 공천 후보를 정하는 건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예측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면 공천권을 실제 행사하는 분들도 오히려 공천의 부담을 덜 수 있는 기능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대통령 다양한 쓴소리 포용해야"
6·1 재·보궐 선거에서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지역구 의원으로 국회에 처음 입성한 최 위원장은 각종 당내 현안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의견을 밝혔다.
그는 "당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정말 우리가 국민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차원에서 당내 여러 다양한 의견들이 갈등으로 계속 불거지지 않고, 다 아울러서 다양한 목소리지만 전체적으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 된 모습을 통해 현재 국민들께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민생 문제에 당이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당을 향한 쓴소리를 했다.
또 최 위원장은 "상대방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이 아닌 집권여당으로서 신뢰할만한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성공적인 국정 수행을 뒷받침하고. 2년도 남지 않은 2024년 총선에서 안정적인 과반의석을 확보하려면 당을 탈바꿈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소 민감한 당내 문제에 대해서도 차분하면서도 논리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표를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표현한 데 대해 최 위원장은 "대통령이란 지위는 다양한 쓴소리를 포용하고 또 이견들이 있으면 조정을 해서 모든 것들을 다 아울러서 나가야 한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가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내용이어서 거기(휴대전화 메시지)에 나온 표현이 현 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종합적이고 최종적인 인식이라고 보긴 어려운 면이라고 볼 수가 있다"면서도 "정치라는 것은 누구를 자꾸 배제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함께 모아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초 이 대표와 당내 의원들 사이에 굉장히 갈등이 있었는데,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이 마지막에 이 대표를 포용하고 함께 갔던 게 결국 대선 승리까지 갔던 중요한 포인트이자 전환점"이라며 "앞으로 대통령께서 그런 모습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조기 전당대회나 비대위 체제에 대해서 그는 "현재 우리 당헌·당규상으로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 대표 대행 체제로 가는 것이 당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 다른 선택이 없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새로운 상황이 벌어질 경우에 어떤 식으로 당 지도체제가 바뀔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금 말씀드릴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일축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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