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회원국 폴란드가 고른 'K-방산' 3종은 어떤 무기?

KA-50 경공격기·K2 전차·K9 자주포 등 기본계약 체결
1차 도입분만 10조원대.. 3차 완료시 최대 25조 전망

폴란드 정부가 지난 27일(현지시간) FA-50 경공격기, K2전차, K9자주포 등 국산 무기체계 구입에 관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부총리 겸 국방장관,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 세바스찬 흐바워크 PGZ 회장.(국방부 공동취재단)ⓒ 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러시아의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후 국방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폴란드가 한국산 FA-50 경공격기, K2 전차, K9 자주포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들 'K-방산' 3종의 수출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1차 수출액만 약 1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향후 10년여간 3차에 걸친 수출계획이 모두 성사되면 최종 25조원대의 대규모 무기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다 수출을 기록했던 작년의 9조5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폴란드 정부는 지난 27일(현지시간)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현대로템, 한화디펜스 등 우리 방위산업체 3곳과 각각 무기 도입에 관한 기본계약(Framework Agreement)을 맺었다. 앞으로 우리 기업들은 이 계약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무기 수출조건과 시기, 금액 등을 정하게 된다.

발표문에 따르면 폴란드 측이 도입하기로 한 한국산 무기는 FA-50 총 48대, K2 전차 총 980대, K9 자주포 총 648문이다. 폴란드는 이를 완제품 도입 및 현지 생산 등을 통해 다년간에 걸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FA-50 경공격기. ⓒ 뉴스1

당초 폴란드는 미국산 항공기와 독일산 전차 도입을 우선 검토했으나, 기술·가격·도입 시기 등을 고려할 때 한국산 무기체계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FA-50 완제품의 유럽 시장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량·가격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다.

FA-50은 첫 국산 초음속 훈련기인 T-50에 각종 폭탄·미사일 등 무장을 달아 경공격기로 개량한 기체다. 길이 13.14m, 날개 폭 9.45m, 높이 4.94m로 크기는 T-50과 같다. 최고 속도는 마하 1.5, 전투행동반경은 444㎞, 연료탱크 장착시 항속거리는 2592㎞다.

FA-50엔 총 7개의 무장 장착대가 있다. 20㎜ 기관포, 합동직격탄(JDAM)과 레이저 유도폭탄 등 정밀유도폭탄, 공대지미사일 '매버릭', 공대공미사일 '사이드와인더' 등이 주요 무기로 탑재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가 FA-50 도입을 검토하는 과정에 이들이 운용하는 F-16 전투기와 호환성이 크다는 사실이 장점으로 꼽혔다고 한다. FA-50은 F-35 스텔스 전투기와 같은 5세대 전투기 교육훈련에도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2 전차. (국방부 제공) 2021.1.1/뉴스1

FA-50은 현재 우리 공군에 60대가 도입돼 있고, 필리핀에 12대, 이라크에 24대 등이 수출돼 있다. 우리 공군은 F-5 등 노후 전투기 100여대를 조기 교체하기 위해 FA-50 20대를 추가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제작사 KAI는 폴란드가 도입하기로 한 48대 중 12대를 내년 중반까지 공급할 계획이다. KAI는 항공정비센터와 조종사 양성을 위한 국제비행학교도 폴란드에 세울 예정이다.

폴란드의 K2 전차 도입은 앞으로 2단계로 진행될 예정이다. 폴란드는 우선 180대를 도입하고, 2026년부턴 제작사 현대로템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K2PL(K2의 폴란드 수출형 모델) 800여대를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흑표'란 별칭으로 불리는 K2 전차는 길이 10.8m, 폭 3.6m, 높이 2.4 크기에 뛰어난 기동성을 자랑한다. 1500마력 파워팩(엔진+변속기)을 탑재해 포장도로에서 최고시속 70㎞, 야지에선 50㎞로 달릴 수 있다.

K2 전차엔 120㎜ 활강포와 자동장전장치가 적용돼 있고, 능동방어장치(APS), 피아식별장치 등도 갖췄다. 또 수심 4.1m까지 잠수 도하할 수 있어 다양한 작전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K-9 자주포. (8군단 제공) 2018.4.6/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

K2 전차 완성품의 해외 수출도 폴란드가 처음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2008년엔 튀르키예에 K2 전차 기술을 이전했다. 이를 기반으로 만든 '알타이' 전차는 튀르키예군의 차세대 주력전차가 됐다.

한화디펜스가 생산하는 K9 자주포의 경우 48문이 우선 폴란드에 공급될 전망이다. 폴란드 측은 이를 통해 인접국 폴란드에 지원한 '크랩' 자주포를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우크라이나군이 폴란드로부터 공여받아 실전에 투입한 '크랩' 자주포는 K9 자주포 차체를 사용하고 있다.

폴란드 측은 이후 K9 자주포 600여문을 추가 주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9은 그동안에도 여러 나라에서 수입, '글로벌 명품' 반열에 오른 자주포이기도 하다. 2000년 이후 전 세계 155㎜ 자주포 수출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2019년 우리 군에 납품할 K9 생산을 마치고, 현재는 수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미 노르웨이·핀란드·에스토니아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 도입해 운용 중이다. 지난 2월엔 이집트와 200문 수출 계약을 맺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