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할 때 '헌트'하자고 '비상선언'해봅니다[편파적인 씨네리뷰]
극장가에 여름성수기가 왔다. 4대배급사마다 텐트폴 영화들을 내놓을 때, 우리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무엇을 봐야 할까. 영화 ‘한산: 용의출현’(감독 김한민), ‘헌트’(감독 이정재),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의 강약점을 비교분석해봤다.
■‘한산: 용의 출현’, 이기는 맛 vs 지루한 ‘국뽕’
27일 가장 먼저 출격한 ‘한산: 용의 출현’은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을 다룬 작품이다. 1700만 누적관객수를 달성하며 국내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명량’ 김한민 감독이 이순신 장군 3부작을 잇기 위해 ‘한산: 용의 출현’과 ‘노량: 죽음의 바다’를 제작했다.
강점은 ‘이기는 맛’에 보는 영화라는 것이다. 왜군을 물리치는 이순신 장군과 병사들의 해상전투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특히 다양한 형태의 거북선이 왜군의 배들을 격파할 땐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카타르시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또한 성별·연령 따지지 않고 모두가 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타깃층이 넓기 때문에 흥행도 노려봄직하다.
약점은 클라이막스까지 도달하기까지 매우 더디다는 점이다. 수많은 인물과 시대적 배경을 소개하는 데에 1시간 이상을 소비한다. 전반부가 굉장히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누군가에겐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가 ‘국뽕’을 자극해 티켓을 파는 영화처럼 비칠 수도 있다.
■‘헌트’, 꽤 괜찮은 첩보 비주얼 vs 복잡한 듯 엉성한 빌드업
다음달 10일 개봉하는 ‘헌트’는 배우 이정재가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절친한 사이인 정우성과 함께 투톱으로 나서 불꽃튀는 연기 대결도 펼친다.
조직 내 숨어든 남파간첩 ‘동림’을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물이다. 첩보물로서 꽤 괜찮은 영상미를 갖췄다. 특히 ‘아웅산 테러 사건’을 모티프로 한 클라이막스가 압권이다. 1호 암살을 두고 갈등하는 두 인물의 심리싸움에 불이 제대로 붙어 관객 역시 긴장간 넘치게 끝까지 지켜보게 된다.
그러나 클라이막스 이전까진 복잡하게 설계했지만 어딘가 엉성한 이야기 전개에 몰입하기 어렵다. 여러 역사적 사건을 엮으면서 곳곳에 가상 인물 다수를 세워두는데, 너무 많은 수를 두는 바람에 오히려 이야기가 산만해진다. 그안에 오롯이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비상선언’, 강력한 공감대 vs 고구마 반전
‘비상선언’은 한재림 감독과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임시완, 김남길, 김소진 등이 뭉친 항공 재난 블록버스터다. 하와이행 비행기가 테러범에게 공격당하면서 벌어지는 인간군상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제한된 공간 속 호흡기로 감염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테러’라는 소재는 코로나19 시대를 지나온 우리에게 아주 강력한 공감대를 선사한다. 누군가에게는 무척이나 공포스러운 140분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스크린 위 등장인물들의 선택과 감정에도 지독하게 몰입된다. ‘비상선언’만의 강점이다.
그러나 감독이 인물들을 재난으로 몰아넣는 시도가 너무 집요하게 반복되는 바람에 ‘1절만 하라’는 지긋지긋한 마음이 들 수도 있다. 또한 재난을 견뎌낸 이들의 엔딩엔 ‘호불호’가 갈릴 만큼 개운한 맛이 없다. 코로나19로 우울한 이 시기 얼마나 많은 이가 또 한 번 고통스러운 시간을 즐기러 지갑을 열지 미지수다. 다음 달 3일 개봉.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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