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심화" 삼성전자마저..SK·LG 이어 단기 투자 '유연히 대응'

동효정 2022. 7. 29.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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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투자 계획 전면 수정
투자 효율성 높이고 탄력적 대응 위한 조치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상반기(1~6월) 무역수지가 역대 최대 규모인 103억 달러 상당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밝혔다. 이날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07.01.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인플레이션과 원·달러 환율 급등 등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국내 기업들이 하반기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는 분위기다. 역대급 실적을 발표한 반도체 업계도 향후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하고 단기적 투자 규모와 시점은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29일 삼성전자는 전날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거시경제를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모니터링으로 수요 상황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 시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공급과잉의 부담스러운 상황을 만들지는 않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현재로서는 지나친 낙관론도 비관론도 적절하지 않고 다각도로 시장을 살피며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장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기존 투자원칙은 그대로 가져갈 것"이라면서도 "최근 다양한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있는 상황에서 재고를 활용한 유연한 공급을 우선시하되, 단기 설비투자는 여기에 맞게 탄력적으로 재검토 해야한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도 27일 2분기 실적발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경영계획과 관련 하반기 제품 재고 수준을 지켜보면서 내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 13조8110억원, 영업이익 4조1926억원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가 분기 기준 13조원대 매출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하반기 반도체 업황 부진이 전망되자 투자 계획을 전면 수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시장 수요가 어떻게 될지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재고 수준이 증가해 필요할 경우 내년 생산량과 설비투자, 자본지출을 축소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노 사장은 "3분기를 포함한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시장 수요가 어떻게 될지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메모리 업계 및 고객사 단위에서 재고 수준이 기존 평균보다 높아지는 경향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내년 캐펙스는 상당 폭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노 사장은 "메모리 관련 수요는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진행하기 때문에 6개월까진 어렵지만 향후 3개월 정도는 예상 가능한 범위"라면서 "기존에는 10월에 내년도 관련 의사를 결정했다면 이제는 8월 말 9월 초에 내년도 투자 관련 의사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43만3000여㎡ 부지에 수조원을 들여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신규 반도체 공장(M17)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원 달러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2.07.13. kch0523@newsis.com

LG디스플레이도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 규모 및 시점을 재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래를 위한 투자는 흔들림없이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경상투자를 포함한 조정 가능한 투자는 투자 규모 및 시점 재점검하고 집행 속도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연간 케펙스(시설투자)는 감가상각비 수준으로 조정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향후에도 투자를 엄정하게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는 글로별 경제 불확실성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미국에 1조7000억원을 들여 배터리 단독공장을 짓기로 했지만 최근 인플레이션과 환율 상승에 따라 당초 계획과 투자 금액이 크게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당초 올해 2분기 착공해 2024년 하반기에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이를 수정한다는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공장 투자 재검토는 고객의 수요 부진 등 사업적 변동요인 때문이 아니다"면서 "현지 인플레이션이 심각해 최근 6개월여 새 건설·물류비가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검토 중인 애리조나 공장 투자는 다양한 방안을 두고 고민하고 있으며, 머지 않은 시기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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