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Q&A] "사회적 거리두기 또 하나? 재유행 정점은 언제?"
"1~2주이내 유행 정점 도달
1일 확진자 30만명까진 안될듯"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이 정부 예상보다 다소 빠른 향후 1~2주 안(8월 초·중순)에 정점에 도달하고, 이 시기 하루 평균 30만명의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보단 유행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확진자 증가세가 다소 둔화했고, ‘BA.2.75’(켄타우로스) 전파 능력이 우려 만큼 높지 않으며, 국내 코로나19 재감염률이 다른 나라에 견줘 낮은 상황을 종합하면 하루 30만명 확진자 발생은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30만명까진 아니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확진자 발생이 향후 1~2주 동안 지속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 20일 정부는 ‘재유행 대비 방역·의료대응 추가 대책’을 내놓으며 오미크론 변이 BA.5의 빠른 확산세를 고려해 8월 중순에서 8월 말 사이 하루 확진자 28만명의 유행 정점에 닿을 것이란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28일 질병관리청은 시민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방역정책 자문을 맡은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소속 전문가들에게 답변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나온 질문과 답변을 정리했다.
―최근 유행 정점은 언제? 확진자는 얼마나 발생할까?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과) “국내 BA.5 유행은 전 세계와 거의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유행 예측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다행인 건 이번 주 유행 증가 속도가 많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지금으로부터) 1주나 2주 이내에 (유행)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점 도달 시기가 조금 빨라지고 유행 규모가 감소할 수 있다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평균 (하루 확진) 30만명 정도까진 도달하기는 조금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보다는 (확진자 수가) 감소하겠지만, 상당한 규모 유행이 다음주, 그 다음주까지 정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행 규모 감소를 예상하는 이유는?
정재훈 “4차 백신 접종 참여율이 예상보다 매우 높다. 어느 정도 감염자 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BA.2.75’(켄타우로스)의 상대적인 전파 능력이 우려했던 것만큼 높지 않아 유행을 주도할 가능성이 조금은 감소하고 있다. 재감염률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 조금 떨어진다. 국민 대부분이 오미크론 유행 때 감염됐는데 그로부터 시간이 길지 않아 재감염률이 떨어진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할 가능성도 있나?
김남중 서울대병원 교수(감염내과) “방역정책 목적은 중환자 수, 사망자 수 최소화다. 중환자나 사망자는 고령층에서 발생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게 되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그룹은 고령층이 아니고 젊은 연령층이다. 따라서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손해가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한다.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지만 델타 변이 혹은 그 이상 중증도를 가진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고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 중환자·사망자 수 최소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도입할 수 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또 오미크론에 걸릴 수 있나?
김남중 서울대병원 교수(감염내과) “코로나19에 한 번 걸렸더라도 면역 회피가 가능한 변이에 재감염될 수 있다. 면역 반응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동일 변이에도 재감염될 수 있다. 재감염 가운데 가장 흔한 형태는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 BA.2 면역 회피를 할 수 있는 바이러스에 재감염된 경우다. 국내에서 재감염자는 8만 5천명 정도고, 전체 감염자의 약 0.45%이다. 재감염이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빈도가 낮고 중증도도 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백신에 의한 면역이나 감염에 의한 면역이 재감염을 막을 수는 없지만 중증화율·치명률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는 자료들이 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개량 백신은 언제 도입되나?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모더나는 BA.1에 대해 빠르면 8월 말 아니면 9월에 허가를 받고 생산할 계획을 가진 것 같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BA.5 개량 백신은 화이자나 모더나 모두 10월 말 이후, 11∼12월에 개발되고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여전히 불확실성은 있다.”
―개량 백신이 나온다는데, 기존 백신을 맞을 필요가 있나?
김남중 “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량 백신을 기다릴 수가 없다. 지금 사용 중인 백신도 고령층, 고위험군에서 중증화·치명률 감소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에 개량 백신을 기다리며 백신 접종을 하지 않기보다는 접종 대상자는 4차 접종을 하는 게 합리적이다.”
―50대 이상만 4차 백신 맞을 수 있다는데 대상자 확대 계획은 없나?
백경란 “4차 접종은 중증과 사망 예방을 목표로 하고 있어 지금 권고하는 대상보다 더 확대하는 계획은 있지 않은 상황이다. 개량 백신 도입이나 유행 상황에 따라 추가 자료가 모이면 검토하겠다.”
―‘국민에게 자율적으로 거리두기와 일상방역을 실천하게 한다’는 정책이 현재 상황에서 맞는 과학적 판단인가?
정재훈 “재유행에 앞서 오미크론 대유행이 끝나는 시점부터 4차 접종 독려, 경구용 치료제 확보, 병상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등의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자율 방역이 ‘일률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선 자율적이기도 하지만, 나머지 방역·의료 대응 역량에 있어서 국가가 책임은 어느 정도는 다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자가격리자에 대한 생계지원이라든지, 소외받는 계층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고 아프면 쉴 수 있게 하는 것들도 국가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앞으로 전향적인 접근이 있어야 된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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