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중 오토바이 '쿵', 일으켜 세우고 갔는데..뺑소니일까

기사내용 요약
주차장서 후진 중 오토바이 넘어뜨려 700만원 피해
인적사항 남기지 않고 떠나 '주정차 뺑소니' 해당돼
승용차 기준 범칙금 12만원·벌점 25만원 처분 대상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주자창에서 후진 중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를 넘어뜨린 뒤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면 뺑소니에 해당할까. 경찰은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인적사항을 남기는 등 조치 없이 떠난다면 '주정차 뺑소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도봉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인적사항미제공) 혐의로 신고된 A씨에게 최근 범칙금 12만원, 벌점 25점의 통고처분을 내렸다.

A씨는 지난 18일 서울 도봉구의 한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량으로 후진하다 세워져 있는 오토바이를 충격한 뒤 아무런 인적사항도 남기지 않고 자리를 뜬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쓰러진 오토바이를 다시 일으켜 세운 뒤 자리를 벗어났지만, 오토바이에는 700만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뒤늦게 피해사실을 알게된 오토바이 소유주는 다음 날 오전 0시30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추적을 통해 약 6시간 만에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CCTV 상으로 A씨 차량 번호가 완전히 식별되지 않자, 여러 번호를 조합한 끝에 A씨의 신원을 특정했다고 한다.

다만 이 같은 '주·정차 뺑소니' 사건의 경우 검찰로 송치하지 않고 경찰 단계에서 통고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된다.

도로교통법은 주정차된 차량만 파손된 것이 분명할 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인적사항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20만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하고있다. 이 경우 경찰은 통고처분한 뒤 사건을 종결한다.

통고처분은 경미한 법규 위반의 경우 형사 절차에 의한 형벌을 부과하기 전에 형벌을 대신할 금전적 제재인 범칙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범칙금이 납부되면 형사처벌이 면제된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송창진 도봉경찰서 경비교통계 경장은 "최근 경찰서에 접수되는 교통 관련 사건 중 50%가 이런 '주·정차 뺑소니'에 해당한다"며 "크든 작든 사고를 냈다면 자신의 인적사항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7년 6월3일부터 도로교통법이 개정돼 경미한 물적 피해 교통사고를 낸 뒤 인적사항을 남기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도주한 운전자는 승용차 기준 범칙금 12만원과 벌점 25점 또는 최대 벌금 20만원의 처벌을 받는다.

2017년 10월24일부터는 도로가 아닌 아파트나 병원, 마트, 공터 등 주차장에서 발생한 미조치에 대해서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법률이 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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