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거친 신경전.."일방 변화 반대" vs "불장난 타죽어"

<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4개월 만에 가진 전화 통화에서 거친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타이완 문제를 놓고 시 주석은 "불장난을 하면 불에 타죽는다"고 경고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현 상태를 바꾸려는 일방적인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 남승모 특파원입니다.

<기자>

한국시간 어젯(28일)밤 9시 반쯤 시작된 미국과 중국 정상 간 통화는 2시간 17분 동안 이어졌습니다.

최대 쟁점은 타이완 문제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군사행동을 포함한 연이은 타이완 압박을 겨냥해, 현 상태를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나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것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카린 장 피에르/미 백악관 대변인 : 타이완 문제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타이완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등 중국과 관련된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국제법상 허용된 타이완 해협에서의 비행과 항행은 계속할 것임을 강조해왔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 수호는 14억 중국 인민의 확고한 의지라며 불장난을 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고 경고했습니다.

지난해 11월 화상 회담 때에 이어 '불장난' 표현을 거듭 사용한 건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의 타이완 방문 계획을 차단하기 위한 걸로 분석됩니다.

또 어제 미국 상원에 이어 오늘 하원을 통과한 반도체 산업 지원 법안을 포함해 미국이 추진 중인 반도체 공급망 동맹 '칩4'를 견제하려는 듯, 특정국가를 배제하는 디커플링, 즉 탈동조화와 망 단절은 미국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기후 변화와 우크라이나 문제 등 중요 이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지난 3월에 이어 타이완 문제와 러시아 제재 등 현안을 놓고 입장차만 확인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남승모 기자smnam@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