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만 평화훼손 반대" vs 시진핑 "불장난하면 타죽어"

손일선,강계만 2022. 7. 29.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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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 137분 마라톤 전화회담
美 펠로시 대만방문놓고 '충돌'
바이든 "中 일방적 현상변경 안돼"
시진핑 "하나의 중국원칙 지켜야"
우크라 전쟁, 기후변화 등도 논의
바이든 - 시진핑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 미국은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거나 현 상태를 바꾸려는 일방적인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하는 것은 14억여 중국 인민의 확고한 의지이다. 민심은 저버릴 수 없으며, (대만으로)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중 정상이 28일(현지시간) 전화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거친 설전을 펼쳤다. 지난 3월 이후 넉달 여만에 전화로 마주한 양국 정상은 이날 미국 동부 시간 기준 오전 8시 33분부터 10시 50분까지 137분동안 마라톤 회담을 진행했다. 작년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이후 미중 정상의 전화통화는 이번이 5번째로, 아직 대면으로는 서로 만나지 못했다.

특히 이날 전화통화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내달 대만방문 검토에 대해 중국이 강력한 반발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계속된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 강력히 문제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번 전화통화가 미·중 간 대화 채널을 유지·심화시키며, 양국 간의 이견을 책임있게 관리하고, 상호 이해가 일치하는 부분에서는 협력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대만문제를 놓고 작년 11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영상 회담에서 언급한 ‘불장난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이번에 다시 꺼내들었다. 중국 국방부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가능성에 대해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며 단호한 태도로 맞서는 가운데 시진핑 주석은 "우리는 대만 독립과 분열, 외부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하며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세력에게든 어떤 형태의 공간도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시 주석은 "미국 측은 응당 언행을 일치시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고 (수교 당시) ‘중미 3대 공동성명'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중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인권, 남중국해, 안보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입장차이를 확인하면서 ‘솔직한' 대화를 이어나갔다. 또한 예기치 않은 충돌방지와 협력할 수 있는 소통채널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양국 관계와 다른 지역 및 국제적 문제 등 중요 이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며 "두 정상은 실무진들에게 기후 변화, 보건, 안보 문제해결을 위한 이날 통화의 후속 협의를 진행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 측과 원활하게 대화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오해와 오판을 피하며, 이익이 합치하는 분야에서 협력을 추구하는 한편 이견을 적절하게 관리·통제하길 희망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산 소비재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철폐 등 구체적인 양국관계 개선 조치에는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중·미는 거시 경제 정책을 조율하고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을 수호하고, 글로벌 에너지와 식량 안보를 보장하는 등의 중대한 문제에서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규율을 위배해가며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과 망 단절을 하는 것은 미국 경제 진작에도 도움 되지 않으며, 세계 경제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의 새로운 역내 경제협력구상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출범, 미국·한국·일본·대만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인 ‘칩 4' 결성 추진 등에 대한 분명한 견제 메시지이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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