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수출용, 저건 내수용" 똑똑해진 수확 로봇
"토마토는 후숙 열매채소로 유통기간을 고려한 수확시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수확후에도 토마토가 호흡을 하기 때문에 숙도(익은 정도)가 계속 변하거든요. 국내 소비용이건, 수출물량이건 수확시기를 결정짓는 농업인의 숙련도가 필요한 데 '토마토 생산량 예측 로봇시스템'을 활용하면 비숙련자도 최적의 수확시기를 결정할 수 있어 농가에 큰 도움이 됩니다"(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스마트팜개발과 김경철 농업연구사)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25일 전북 전주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첨단디지털온실. 김경철 연구사를 포함한 농공학부 연구진들이 토마토 수확시기 측정을 위한 첨단기술(농업용로봇, AI) 테스트에 집중하고 있었다. 토마토 숙성을 위해 실내 온도가 27~30도로 유지되다 보니 이들의 얼굴에는 땀이 비오듯 했다.
정확한 측정값을 구하기 위해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 앵글각도를 낮췄다 다시 높이기도 하고, 촬영된 토마토의 크기와 색깔 등에 나타난 다양한 수치를 보며 정확한 수확시기 값(Data)을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농가에서도 스마트온실의 환경정보와 측정값을 토대로 토마토 수확시기를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들의 연구 목적이다.
수확작업은 농업현장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작업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전체 작업중 25%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시간과 노동이 필요로 한다. 세계 유수의 농업선진국에서 노동력 절감을 위해 농산물 수확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는 수확용 로봇을 주제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작물에 따라 △표면강도 △무게 △모양 △크기 등의 물성치가 다른 과실의 경우, 작물 특성을 고려한 수확용 로봇을 만들어야 과수에 대한 손실을 줄일 수 있어 그 과정은 더 까다롭다.
국내 대부분의 과채류 스마트팜에서는 작물들이 일정한 간격의 열을 이루어 재배되고 있고, 각 열 사이에는 작업자가 승강형 대차에 올라 적엽, 수분, 수확 등의 농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로봇이 이러한 농작업에 투입될 경우, 자율주행하며 작업대상 개체의 위치와 상태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판정해야 하는 데 이를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게 이들 연구진의 핵심과제다.
김경철 연구사가 개발한 '토마토 생산량 예측 로봇시스템'은 스마트 온실 주행 로봇과 AI를 활용한 토마토 영상분석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로봇의 경우, 온실 노면 조건(콘크리트 및 온수파이프)을 고려해 이중 바퀴구조를 적용했으며 마그네틱, 근접센서 등 다양한 센서를 부착해 계획된 경로를 ±(플러스마이너스) 5cm 이내에서 반복 정밀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연구사는 "특히 SIL(안전 무결성 기준, 고장 확률 0.01% 미만) 제어 기술을 적용해 전문적인 관리가 어려운 농업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자율주행 로봇은 이동할 때 토마토의 생육 영상정보를 수집한다. 수집된 영상정보는 다양한 인공지능(Faster R-CNN, Yolo 등) 분석기술을 활용해 영상속 토마토를 인식하게 되고, 인식된 토마토에는 일련번호가 부여된다. 이후 일련번호가 부여된 토마토를 대상으로 전체 면적대비 빨갛게 익은 면적 비율을 다양한 광(光)조건의 영상 데이터를 이용해 최적의 수확시기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기존 기술은 완전히 익은 토마토에 대해서만 인식했지만, 새로 개발된 기술은 색을 다양화 함으로써 품질을 고급화했다.
일반적으로 연한 붉은색과 녹색이 섞인 채색기의 토마토는 수출용, 연한 붉은색과 황색이 섞인 도색기의 토마토는 내수용으로 수확하는 데 이 시스템에서는 토마토를 △녹숙기 △변색시 △채색기 △도색기 △담적색기 △완숙기 등 6단계로 구분한 뒤 인식된 토마토마다 과실 전체 면적대비 빨갛게 익은 비율을 수치화함으로써 최적의 수확시기를 결정하도록 돕는다.
현장 적용 결과도 좋았다. 토마토 객체 인식 정확도가 약 94%, 익은 정도 및 색 구별 정확도는 약 98%에 달해 종합 정확도가 92% 이상을 기록했다.
김상남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과실의 익는 과정에 대한 정량적인 정보 제공이 가능해 져 농업현장에서 사전 작업계획 수립은 물론 인력 활용에 효율성을 기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수확 및 출하시기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고도화에 힘써 지속가능한 농업기반 구축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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