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 기사·사진, 정치 비중 너무 높아..다양한 목소리 반영해야

정환봉 2022. 7. 29.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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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
'살아남은 김용균들' 편집 인상적
사고 원인 분석·예방책은 부족
세계 각지 이상기후 사진 3장
지면 잘 활용한 사례로 돋보여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파업 보도
산업구조·정책과제까지 짚었어야
경제위기에 대한 심층 진단 필요
열린편집위원회 회의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8층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신문 1면은 편집국에서 많은 논의를 거쳐 만들어진다. 가장 중요한 사건이나 주목할 의제를 추려 한정된 지면에 담는 ‘선택’이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편집국의 시각이 반영된다. 21일 오후 4시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10기 열린편집위원회 회의에서는 <한겨레> 1면과 경제 기사를 집중 검토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승윤 시민편집인 겸 열린편집위원장(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김경식 고철(高哲)연구소장, 김준일 뉴스톱 대표, 오동재 기후솔루션 연구원, 대학생 위지혜씨, 이명재 자유언론실천재단 편집기획위원이 참여했다. 다른 일정으로 참여하지 못한 김영주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장과 이소희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장은 서면으로 의견을 보내왔다. 한겨레에서는 권태호 저널리즘책무실장과 정은주 콘텐츠총괄, 정환봉 소통데스크가 함께했다.

이승윤 오늘은 한겨레 1면과 경제 기사를 검토하기로 했다. 위원님들의 의견을 부탁드린다.

이소희 6월30일부터 7월20일까지 1면 탑기사(총 18개) 중 윤석열 정부나 여당 관련 기사만 8개였다. 한·미·일 정상회담 기사와 아베 전 일본 총리 사망 기사까지 포함하면 국·내외 정치나 외교 관련 기사만 10개였다. 나머지 8일은 경제, 사회 기사가 각각 3개였고, 코로나 기사와 기후위기 기사가 1개씩이었다. 1면 사진의 경우 18일 중 17차례 사용됐는데 정치인이나 국회, 외교 관련 사진이 6차례 등장했다. 계절 관련 4차례, 사회 3차례, 기후위기 2차례, 코로나 및 경제 각각 1차례로 집계됐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의 투쟁을 지지하는 시민과 무더위를 피해 계곡에서 노는 청소년, 이번 재·보궐 선거로 국회의원에 입성한 국회의원 중 여성 의원 등이었다. 기사의 주요 주제와 사진이 일치한 경우는 ‘여학생들에게 운동장을’(7월2일) 기사뿐이었다.

통계를 보면 국·내외 정치 뉴스가 55.5%, 관련 사진이 28.3%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정치 기사의 비중이 이렇게 높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정부 행보나 여당의 권력 투쟁, 이전 정부 털기 등의 기사가 시민의 삶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 모르겠다. 한겨레가 신문 1면에서부터라도 사회 곳곳의 목소리를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면 좋겠다. 또 1면 사진에 누가 주요하게 등장하느냐에 대해서도 한겨레가 한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

‘살아남은 김용균들’(7월11일치) 기사는 신문을 받아든 첫날 ‘아….’하는 심정이 들었다. 존재를 기록하는 울림이 있었다. 청년노동자들이 산업재해로 몸에 어떤 흔적을 남기고 살아가는지 독자들에게 잘 전달됐다. 인터랙티브로 그 입체성이 더 부각됐다. 이후에는 문제의식을 여성 청년노동자나 장애 청년노동자 등으로 넓혀주길 바란다.

오동재 정치 기사의 비중이 높게 나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 같다. 이번달에는 기후 변화 기사와 사회 기사들이 1면에 배치되곤 했지만, 최근까지 평균을 보면 정치 기사가 보통 절반 가까이 1면을 차지해왔다.

김경식 업무 때문에 과거에 신문 10여개 봤었다. 신문사별로 1면에 어떤 제목과 사진을 쓸 것이냐가 기다려졌다. 신문사마다 많은 차이가 있어 읽는 재미가 있었다. 최근에도 종이신문 6개를 습관적으로 보는데, 여성 기본권이나 청년 산재, 돌봄 문제 등 한겨레가 추구하는 가치가 뚜렷한 기획의 1면은 눈에 들어오고 임팩트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당시 뉴스 흐름을 따라가는 현안 기사는 기억에 남지 않는다. 사실 요즘에는 주로 휴대전화로 뉴스를 접한다. 그래서 1면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지 못 느끼는 것 같다. ‘살아남은 김용균들’ 기사는 사고 원인 분석이나 예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내용이 더 담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승윤 1면의 의미가 예전과 달라진 점도 한겨레가 중요하게 인지해야 하는 부분이다.

김영주 이번달 가장 인상적인 1면은 15일치에 실린 세계 각지의 이상 기후 현상 사진 3장이다. 기후 위기 문제를 직관적으로 보여줘 경각심을 가지도록 했다. 지면을 잘 활용했다.예전에 폭설이 쏟아지던 날 노숙자에게 자신의 옷을 건네는 모습을 담은 한겨레 사진 또한 많은 독자가 기억할 것이다. 한겨레가 1면에서 정치인이나 대통령 중심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의 모습을 자주 드러내주면 좋겠다. 정치인의 모습은 그만 보고 싶다.

세계 이상 기후 현상 사진을 묶은 15일치 <한겨레> 지면.

이명재 1면은 그 자체가 하나의 의견이다. 사실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사실을 어느 정도 비중으로 내냐가 의견인 셈이다. 압축적인 지면에서 어떤 이야기를 담는지에 따라 한겨레의 생각이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7월13일 윤석열 대통령의 아베 전 총리 조문 사진이 실렸다. 한국 대통령이 일본 전직 총리를 직접 조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 자체가 적절했냐에 대한 비판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아베 전 총리가 아시아 번영에 기여했다고 쓴 윤 대통령의 조문록이다. 하지만 한겨레는 1면 사진으로만 그 사건을 다뤘다. 비판적인 관점의 기사를 썼어야 했다고 본다. 박순애 교육부장관 임명을 다룬 7월5일치 1면 기사나 7일치에 나온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고발당한 사건 기사 역시 너무 건조하게 다뤘다. 두 사건 모두 강하게 비판을 해줬어야 했다.

정치 기사와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인 대격변기고 정치가 정책의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정치 기사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많은 일상의 문제를 어떻게 정치적인 함의로 잘 풀어내느냐라고 생각한다.

위지혜 1면은 정책 의제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한겨레가 정책 의제를 잘 설정해서 이것이 정치에서 논의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다른 위원님들처럼 저 역시 정치 기사가 1면에 많이 실리는 것은 부정적이다. 이번에 3년 만에 퀴어 퍼레이드가 열렸는데,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를 보도한 언론이 많지 않더라.한겨레라면 1면에 보도해야 하지 않았을까.

‘살아남은 김용균들’은 1면에 구현된 방식이 인상 깊었다. 발달장애 가족 기획 기사는 당사자의 이야기를 더 다뤘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윤석열 대통령에게 등 돌리는 20대 남성 취재는 카카오톡 방담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1면에 실리는 기사였기에 더 신뢰성 높은 방식으로 취재가 이뤄질 필요가 있어 보였다. 비판 내용 역시 보수언론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한겨레만의 관점을 바탕으로 접근을 해줬으면 어땠을까 한다.

김준일 ‘살아남은 김용균들’의 경우 형식이 2019년 <경향신문>의 기획 기사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와 유사하다. 상상력을 발휘해 다른 스타일로 해보면 어땠을까 하는 점에서 아쉬웠다. 아베 전 총리 사망 때에는 한겨레만 1면에 피 흘리는 사진을 안 썼다. 이것은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진 자체가 뉴스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아베 전 총리 피격 소식을 다룬 <한겨레> 9일치 1면.

정은주 1면 논의를 하다 보면 항상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중요한 스트레이트 기사를 써야 하나, 우리가 준비한 기획 기사를 써야 하나, 어떤 사진을 담아야 하나 등 모든 것이 선택이다. 윤 대통령의 아베 전 총리 참배 사진도 1면에 써야 할지를 두고 내부 회의를 여러차례 거쳤다. 말씀을 듣고 보니 해설 기사를 추가했어야 하는구나 싶다. 아베 전 총리가 피 흘리는 사진도 지면에 넣었다가 내부 회의를 통해 바꿨다. 고민했지만 1면에 이 사진을 쓰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최종 결정했다. ‘살아남는 김용균들’ 같은 경우 더 많은 상상력을 발휘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틀을 깰 수 있는 고민을 더 해보겠다. 위원님들이 여러 지혜로운 의견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승윤 ‘여학생들에게 운동장’은 사진과 헤드라인이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오래 기억에 남을만한 의제 제시형 1면이 아니었나 싶다. 그럼 이제 경제 기사에 대해서도 논의해보자.

김준일 진보언론의 경우 경제산업부 기자의 숫자가 적다. 보수언론이나 경제지와 비교가 어렵다. 그래서 진보언론의 경제산업부가 힘든 측면이 있다. 다만 한겨레라서 할 수 있는 보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이 이슈였는데, 이 문제에 대해 노동적 접근뿐 아니라 조선업의 미래나 산업구조, 이 과정에서 겪는 하청 노동자의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부각해주면 좋았을 것이다. 예전에 한겨레가 조선업 불황에 대한 연재 기사 ‘공장이 떠난 도시 군산’을 쓴 적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다시 한번 접근해보면 어떨까 한다. 또 경제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데, 자영업자의 부채 등과 같은 숫자를 넘어서는 기사를 경제산업부에서 고민해주면 좋겠다.

김경식 건설업과 조선업은 수주산업이라는 특징이 있다. 수주가 잘될 때와 안될 때의 차이가 크다. 2008년 경제위기를 겪은 조선 기업들이 고정비를 줄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다단계 하도급이 생긴다. 이런 구조에서 나타나는 것이 중대재해다. 지금도 오래 일거리가 없다가 갑자기 수주가 늘어나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산업 특성에 맞는 제도적 정책이 있어야 한다. 일거리가 넘칠 때에 춘궁기를 대비하는 제도를 마련했어야 한다. 노동 유연성과 사회 안정성을 결합하는 시스템이 필요한데 아무도 그 이야기를 안 한다. 조선산업 전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다.

더불어 한겨레가 여러 사안에서 대기업부터 뽑아서 비판하거나 설명하는 것은 바뀌었으면 좋겠다. 6월27일치 1면에 10대 그룹에 경제 쏠림이 커졌다는 분석 기사가 실렸는데,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내부거래 같은 문제 때문에 쏠림이 커지기도 한다. 하지만 알앤디(R&D)하고 신상품 개발을 해서 커진 측면이 더 크다. 그러면 이것은 인정해줘야 한다. 재벌이나 대기업 때문에 중소기업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도 잘 생각해봐야 한다. 재벌이 커지면 중소기업도 성장한다. 다만 재벌과 연관성이 적은 업체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그 요인이 무엇인지 지적해주면 좋겠다.

이명재 한겨레가 대체로 잘 보도하고 있지만, 기사에 경제 위기에 대한 긴박감이 잘 보이지 않는다.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 위기와 한겨레 지면에 나타나는 한국 경제에 대한 인식이 온도 차이가 크다. 경제 기사 일반에 대해서는 자본이 압도적인 우위에 있기 때문에 한겨레 같은 매체가 노동의 편에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동 친화적, 인권적 관점에서 사회적 약자인 노동의 편에서 더 깊이 취재하는 것이 필요하다. 편향이라는 비판을 듣는다고 하더라도 그런 편향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오동재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서 말하자면 조선업의 수주 증가는 엘엔지(LNG)선 수주가 촉매가 되었다. 수주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하청, 재하청 문제가 생기고 있는데 조선업의 호황이 얼마나 지속할지, 미래는 어떻게 될지 언론이 짚어주지 않는다면 같은 문제들이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금의 호황기가 끝나면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전환으로 인해 엘엔지 수요가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부분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있었으면 좋겠다.

또 기후 변화 이슈는 경제·산업과 밀접하다. 경제산업부에서도 여러 기사를 기후 변화의 측면에서 접근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예를 들면 한국전력 재무위기의 경우 보수언론은 탈원전 때문이라고 하는데 한겨레는 반론을 펼치고 있다. 한겨레가 한걸음 더 나아가 화석연료에 대한 한국의 지나친 의존도 문제를 짚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화석연료 대비 재생에너지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점이나, 이런 것이 전력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새정부 에너지 정책에 대한 취재도 더 잘 이뤄지면 좋겠다. 7월5일 에너지 계획이 발표되고 한겨레도 기후변화팀에서 기사를 썼지만 추가로 다뤘으면 하는 내용이 있었다. 전기 요금 등을 결정하는 전기위원회의 거버넌스가 집권 여당과 떨어질 수 없는 구조인데 전기위원회를 독립시키겠다는 언급이 있었다.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 분석해줄 필요가 있다. 또 이번 정부에서 자원 안보 관점에서 가스전 등 자원 개발 추진 목소리가 높은데 사실상 과거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가스·유전 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는 전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따라 좌초될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공적 기업의 부실투자 등의 문제가 10년 전보다 더 클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경제산업부가 더 주목해주면 좋겠다.

위지혜 경제 위기에 대한 긴박감 있는 보도나 심층적 분석을 더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새정부 경제 정책 비판 뿐 아니라 경제 위기가 다가온다는데 독자들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느냐 등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세계적인 석학이나 애널리스트 인터뷰 등을 통해 현재 상황이 어떤지, 이후 다가올 위기의 양상은 어떨지 알려주는 기사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경제 위기에 관심이 많은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개별 기사를 보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산업 집중 육성에 대한 지적은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반도체 업계에 경도된 보도가 많았는데 균형을 잘 맞췄다. 7월19일치 ‘임금 깎아 인플레 버티기…취약 노동자 숨통 죈다’ 기사는 대우조선해양 협상 이슈를 구조적으로 잘 푼 기사로 보였다. 임금 인플레이션에 대해 보수언론이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이 부분을 한겨레가 잘 대응해주고 있다.

이승윤 다른 이슈에 대해서 말씀하실 내용 있으면 이야기해달라.

이명재 7월14일치 아베 전 총리를 평가하는 칼럼이 실렸는데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바 ‘내재적 접근’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내재적 접근은 평가 대상과 유지해야 하는 거리를 사라지도록 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그렇게 바라본다면 박정희도 자기 신념이 투철한 정치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한겨레는 다른 언론사보다 칼럼을 훨씬 더 자유롭게 쓰기에 그만큼 더 엄격한 책무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그 무게를 염두에 두면 좋겠다.

김경식 저는 생각이 다른데 그 칼럼을 보고 유연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한일 관계가 아니라 국제정치의 리더로 아베를 바라보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한일 관계에서는 문제가 많았지만, 우익 장악력이 있다 보니 박근혜 정부 때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그 정도로도 할 수 있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한겨레의 다양성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위지혜 인하대 교내 성폭력 사망 사건 관련해 7월19일치 선정적·성차별적 제목을 고백한 칼럼이 좋았다. 한겨레의 지향이 잘 느껴졌다. 제목에 따른 2차 가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본다. 인하대 경비 노동자가 줄어든 기사도 한겨레가 보도했는데, 굉장히 중요한 지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경비 노동자 숫자가 적어서 피해자가 떨어진 뒤에도 1시간가량 방치됐다. 기사 중요도에 비해 지면이 너무 작게 실린 것 같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도 많이 다뤄주면 좋겠다.

■ “청년 산재 피해자 문제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잘 드러내”

10기 열린편집위원들은 7월 <한겨레>가 생산한 콘텐츠 가운데 18건의 ‘좋은 기사’를 추천했다. 이 가운데 위원들이 가장 좋은 평가를 한 기사는 청년 산업재해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살아남은 김용균들’ 기사였다. 이 기사를 추천한 위지혜 위원은 “저임금, 5인 미만 사업장 근무 등 청년 산재 피해자의 문제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구체적으로 잘 들여다본 기사”라고 평가했다.

1. ‘살아남은 김용균들’ 연재

장필수·김가윤·정환봉 탐사기획팀 기자

심사평: “한겨레의 노력과 (인터뷰에 응한) 청년 산재 피해자들의 용기가 돋보였다.”

2. 선정적·성차별적 제목, 고백합니다

정은주 콘텐츠총괄

심사평: “성평등 실천은 잘못의 인정부터라는 메시지를 솔직하게 보여준 칼럼.”

3. ‘평생 돌봄’에 갇혀 비극적 선택…발달장애 가족에 국가는 없었다

장예지·이우연·박지영 사회부 기자

심사평: “발달장애인 돌봄의 국가 책임을 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잘 전달했다.”

4. 16명 살해 ‘흉악범 추방’이 ‘강제북송 반인륜 범죄’로…

이제훈 정치부 선임기자

심사평: “어민 북송에 대한 정부·여당 주장의 허구성을 전문기자답게 잘 지적한 기사.”

5. 여학생들에게 운동장을!

장수경 토요판부 기자

심사평: “사진과 기사 주제가 잘 어우러진, 오래 기억에 남을 의제 제기였다.”

정환봉 소통데스크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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