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무서워" 4차접종 주저 50대..정부 "안맞는게 더 위험할 나이"

권영미 기자 2022. 7. 29.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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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면 아파" 확진 경험자 등 접종 늘지만 여전히 저조
당국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 많은 연령대, 접종해야"
50대 연령층과 18세 이상 성인 기저질환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시작된 18일 오전 울산 남구보건소에서 한 시민이 백신을 접종한 뒤 이상반응을 체크하고 있다. 2022.7.1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이 50대 이상으로 확대된 코로나19 4차 접종의 속도에 탄력이 붙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50대 이상의 4차 접종의 이익이 뚜렷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 등을 걱정하는 일부 50대들은 여전히 접종을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1963년생~1972년생)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 장애인·노숙인 생활시설 입소·종사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4차 접종은 지난 18일(당일접종)부터 시작됐다. 기존 만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및 정신건강 증진시설 입원·입소·종사자에 이어 4차 접종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보건 당국은 상대적으로 높은 치명률과 기저질환자가 많은 것, 3차접종 후 4개월 이상 경과자가 많아 면역력이 약해진 점 등을 들어 50대를 대상자에 포함했다.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채로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보았다.

◇ 50대, 사망 기여 질병 고혈압과 당뇨 많아 질병관리청에서 28일 진행된 '코로나19 전문가 초청 설명회'에 참가한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50대를 대상으로 접종을 확대한 근거를 묻자 "통계를 보면 코로나19 사망률이 40대 이하는 0.01%지만 50대는 0.04%로 차이가 나는 연령 구간이다. 또 사망에 기여하는 기저질병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고혈압 혹은 당뇨병"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유병률은 50대 남자는 35%, 여자는 29%다. 하지만 40대는 각각 25%, 11%로 유병률이 10%p(포인트) 넘게 차이난다. 당뇨병 유병률은 50대 유병률이 40대보다 약 2배 정도다. 50대는 이런 기저질환을 진단받은 이들은 물론 진단받지 않은 채 앓고 있는 사람도 많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50세 이상 경우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면서 "접종의 이익과 안전성에 대한 측면으로 봤을 때 접종을 권고해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4차 접종의 이익은 감염 예방보다는 중증화와 사망 예방면에서 높다. 당국이 앞서 2월 16일부터 4월 30일까지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 종사자 등 3차 접종 후 4개월이 지난 151만명을 분석했더니, 3차 접종 대비 4차 접종의 감염 예방 효과는 평균 20.3%로 비교적 낮았다. 기간별로 보면 4차 접종 후 46일이 지날 경우 6.2%로 급감해 감염 예방 의미는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3차 접종군 대비 4차 접종군의 중증화 예방 효과는 평균 50.6%, 사망 예방 효과는 평균 53.5%이며 이는 46일 후에도 40% 이상 유지됐다.

예상보다 높은 접종 속도…50대 12.2%가 예약

전문가들은 4차 접종의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한다. 정재훈 교수는 "지금의 접종률이 전문가들의 예상보다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남중 교수는 "4차 접종 속도는 초반에는 느렸지만 재유행이 시작되고, 또 백신의 효능에 대해서 어느 정도 홍보가 된 다음부터 최근의 속도는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28일 0시 기준 4차 접종률은 60세 이상의 경우 대상자 대비 41%가 맞았다. 50대 경우는 대상자 대비 12.2%가 예약했고 4.5%가 맞았다. 50대 경우 10일 넘는 기간에 접종이 이뤄진 상태다.

하지만 감염 예방효과가 낮은 데다가 백신을 맞고 후유증을 경험한 경우의 50대들은 접종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층이 많이 가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카페에서는 최근 '4차 접종 맞으실 건가요'라는 질문이 자주 보인다. 그런데 본인이 코로나19에 걸렸던 적이 있거나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있는 경우 4차 접종을 적극적으로 맞으려고 하는 반면, 부작용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백신 맞으라 하면 왠지 국민들 상대로 실험하는 것 같은데 무섭다' '정부가 이렇게 대책이 없는데 걸리면 어떻게 하냐. 대상자 되면 바로 맞을 것'이라며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글도 올라 있다.

◇ '걸려보니 너무 아팠다' '정부 대책 없어 안 걸려야 한다' 의견 다양 한 여성 정치 카페에서는 '맞을 거다. (걸려서) 죽도록 아팠다' '백신이 중증으로 가는 걸 막아주는 거라 꼭 맞을 거다. 지인 동생이 결혼준비 중에 남편될 사람이 코로나로 사망했다. 얼른 맞고 싶다'는 백신에 긍정적인 답도 있었다. 또 중장년 남성이 많이 가는 한 커뮤니티에는 '3차 접종 후 6개월 지나서 확진당해 격리 중인데 격리 당해보니 맞는 게 답'이라는 의견도 올라 있다.

하지만 '맞을까 생각중이지만 조금 걱정이 된다' '(접종 후) 두통과 다리저림 생겨서 안맞는다' '2차까지 맞고 안 맞는다' '효과가 떨어진다니 안 맞는다'는 대답도 많았다.

전문가들은 BA.5에 대한 개량 백신이 언제 사용 가능해질지 불확실하니 현 상황에선 있는 백신으로 4차접종을 받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본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4차 접종 예약과 접종 건수가 지금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예방접종의 안전성이나 이익에 대해서도 많은 분들이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면서 "4차 접종의 이익이나 예방효과에 대해서 국민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50대 4차 접종이 시작된 직후 일부 전문가는 접종률이 최종적으로 10%대에 그칠 거라 보았지만 현재 이미 대상자들의 예약률은 10%가 넘었다. 예상보다는 휠씬 빠른 증가세는 맞는 셈이다. 하지만 현재의 상승 곡선을 이어가려면 부작용을 걱정하는 이들이나 효과가 너무 작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설득시키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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