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물가, 7%대 넘기나..전기료 등 상방요인 산적

옥성구 2022. 7. 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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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지난달 소비자물가, 전년보다 6.0% 상승
秋 "물가 정점, 변수 없으면 늦어도 10월"
내달 2일 나오는 7월 물가, 7%대 가능성
실제 대외적으로 물가 상방 요인들 즐비
전기·가스비 추가 인상분, 7월 물가 반영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7%', 역대 최대치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 2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2022.07.25. kch0523@newsis.com

[세종=뉴시스]옥성구 기자 = 외환위기 이후 첫 6%대를 기록한 물가 상승률이 7%대까지 치솟을지 주목된다.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공급망 차질, 국제에너지·곡물가 상승에 더해 7월에는 전기·가스요금 추가 인상분이 반영돼 7%를 넘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다음 달 2일 '2022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이 발표된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1년 전보다 6.0%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당시는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환율이 급등하며 원자재를 중심으로 수입 비용이 상승해 물가가 치솟았다.

반면 지난달 물가 상승은 복합적이다. 러시아산 원유 수출가격 상한제 도입 가능성 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뛰며 공업제품 가격이 급등했고, 일상 회복으로 소비가 늘며 개인서비스도 물가를 자극했다. 농축수산물 가격도 물가에 영향을 줬다.

곧 발표를 앞둔 7월 소비자물가는 7%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가는 지난해 4~9월 2%대 상승하더니 그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3%대를 보였다. 그 후 물가는 3월(4.1%), 4월(4.8%), 5월(5.4%) 단계적으로 올랐고, 6월 기어코 6%대를 기록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추세로 보면 물가 정점이 이르면 9월인데, 추석이 있다 보니 일정 부분 상승 압력이 있을 수 있다"며 "3분기 말, 4분기 초에는 물가가 정점을 나타내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다만 "여기에는 러시아로 인한 유가 폭등이 없어야 하고 곡물 가격이 갑자기 나빠지지 않는다는 대외적 여건을 전제했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악화되는 변수가 있지 않은 한 늦어도 10월을 정점으로 물가가 안정될 거라는 관측이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공기관 혁신 등을 언급하고 있다. 2022.07.25. ppkjm@newsis.com

추 부총리의 관측대로면 물가가 정점을 찍을 10월까지는 추가적인 오름세가 불가피하다. 통계청도 현재 물가 상승률이 굉장히 빠른 속도라며 이런 상승 속도를 유지하면 물가 상승률 7%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도 당분간 어려운 물가 여건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은행은 7, 8월 장마철 폭우, 명절 성수기 등으로 농축수산물 물가가 튀어 오를 경우 3분기 중 물가가 7%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물가를 자극할 상방 요인은 즐비한 상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통화 긴축정책, 수입 곡물단가 상승 전망 등 대외적인 물가 자극 요인들이 상당하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적용된 전기·가스요금 추가 인상분이 7월 소비자물가 지표에 반영될 예정이다. 지난달 1일부터 4인 가구 기준 전기요금은 월 1534원, 가스요금은 월 2220원 늘어났다.

아울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기업 및 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현재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을 의미한다.

한은이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7%로 전월보다 0.8%포인트(p) 높아졌다. 이는 2008년 7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다. 전월 대비 상승 폭도 역대 최대 폭을 기록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 세계 공급망 문제 등 상방 리스크가 많고 불확실성도 있어 안 좋은 상황으로 가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고삐 풀린 물가 상승률을 하반기 중에 주춤하게 할 요인들도 일부 존재한다. 최근 국제유가 안정세에 수입물가 상승 폭도 줄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10월부터 물가가 급등해 올해 10월부터는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지난 1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곡물 과자를 고르고 있다. 2022.07.14. ks@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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