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선방'·현대차 '서프라이즈'..악재 뚫고 이룬 반전 성적
상장기업들의 2분기 실적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경기침체와 원자재 가격급등, 물류차질, 수요둔화 등으로 어닝쇼크를 예상하는 시각이 많았으나 실적을 공개한 기업들의 성적표가 나쁘지 않은 분위기다. 낮아진 시장 눈높이를 감안해도 서프라이즈 수준의 매출과 이익을 거둔 기업들이 많다는 평가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서 발생한 환차익도 상당한 것으로 추산된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삼성전자를 필두로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2분기는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됐고 미국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시기라서 기업들의 실적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우려했던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단 스타트를 끊은 삼성전자의 실적은 지난해보다 좋았으나 시장 눈높이를 충족하지는 못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7조2036억원, 14조9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25%, 12.18% 늘었다. 가전의 부진을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방어한 결과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의 실적 추정치(매출 77조2275억원, 영업이익 14조7983억원)을 살짝 밑돈 수치였다.
삼성전자 실적에 시큰둥했던 시장 분위기는 현대차 실적이 나오면서 다소 반전됐다.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차질과 원자재 가격상승 등 악재가 많았는데, 현대차는 이를 뚫고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완성차 판매량은 오히려 줄었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중대형 고급 세단,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등 고수익 차량이 많이 팔리고 환율 효과도 더해졌다. 2분기 영업이익은 2조979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58.0% 늘었다. 시장 전망치는 2조4353억원에 불과했다.
27일 실적을 공개한 SK하이닉스도 매출 13조8110억원, 영업이익 4조19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33.8%, 55.6% 증가했다. 매출은 증권가 전망(14조4607억원)을 다소 밑돌았으나 영업이익은 전망(4조68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주요 기업 가운데 2분기 실적쇼크가 나온 곳은 LG에너지솔루션 정도가 있다. 매출액은 지난해와 비슷한 5조706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이 73.0% 감소한 1956억원에 그쳤다. 코로나19(COVID-19) 봉쇄조치 및 글로벌 물류 대란, 메탈 원가 상승분 판가 인상 적용시점 차이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그러나 하반기 전망이 좋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오히려 어닝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총 매출 목표를 22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연초 제시한 목표(19조2000억원)보다 2조8000억원 늘었다.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용 배터리 납품 등을 반영한 것으로 실적발표 후 오히려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이 밖에 삼성물산, 기아, 현대모비스, 삼성전기 등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은 대체로 매출과 수익성 양쪽에서 성장세가 이어졌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2 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0.7%, 전년동기비 2.9%를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모두 상회했다"며 "전기대비 기준으로 시장 컨센서스가 0.4% 정도에서 형성되었음을 고려하면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3, 4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2 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양호했던 것은 민간소비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비내구재와 서비스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며 "그러나 하반기 한국 경제성장률은 둔화가 불가피한데, 이미 한국 OECD 경기선행지수는 기준선(100)을 하회하며 위축국면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2.5%정도로 추산되는데 상반기에는 전년동기대비 2.9%의 성장을 보였다면 하반기에는 2.1% 성장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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