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3자 회동 정례화.. '쓰레기 매립지' 해법 찾는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광역 단체장 3자 회동을 계기로 해법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현재 수도권 매립지가 있는 인천시가 조직 개편을 통해 매립지 문제를 담당할 부서를 확대하면서 본격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23일 경기 김포 마리나 선착장에서 배석자 없이 ‘맥주 모임’을 하고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 등 공동 현안을 논의했다. 세 사람이 취임 후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이날 모임은 김 지사가 오 시장과 유 시장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열렸다.
김 지사는 회동 뒤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세 지자체의 공동 현안인 광역 교통 문제와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까지 대화가 이어졌다”고 했다. 오 시장도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대중교통 연결, 폐기물 처리 문제를 비롯해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유익한 대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세 사람은 정기적으로 모인다는 방침이다. 다음 모임은 9월 초 유 시장 초대로 인천에서 할 예정이며, 이후 오 시장 초청으로 회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서울·경기·인천 수장의 ‘3자 회동’이 사실상 정례화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수도권 쓰레기 대체 매립지 확보 문제가 활로를 찾을지 주목된다.
또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대체 매립지 확보를 공약으로 내건 유정복 인천시장이 28일 조직을 개편해 매립지 관련 조직을 강화했다. 자원순환에너지본부 내 매립지정책과에 있는 두 팀을 모두 대체 매립지 확보 업무 담당으로 만든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사실상 조직을 확대해 대체 매립지 확보 업무에 투입하는 것”이라며 “대체 매립지를 찾는 일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수도권 매립지 문제는 서울·경기·인천 주민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민감한 현안이다. 인천 서구 백석동에 있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는 1992년부터 30년간 수도권 주민들의 생활 쓰레기를 처리해왔다. 이 때문에 인천에서는 매립지 주변 주민들을 중심으로 “이제는 악취와 먼지 등 쓰레기로 인한 오염 물질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매립지 사용 종료를 원하는 여론이 높다. 이 때문에 역대 인천시장들은 매립지 문제 해결을 주요 정책으로 삼아 왔다.
유정복 시장은 매립지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의 첫 번째 시장 임기 때인 2015년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간 ‘4자 합의’를 했다. 당시 세 지자체와 환경부는 “인천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의 잔여 부지 중 3-1매립장까지만 사용하고 대체 매립지를 조성한다”는 데 합의했다.
인천 서구에 있는 현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는 매립장 4곳으로 구성돼 있는데, 1·2매립지는 이미 남은 공간이 없어 폐쇄했다. 1819만톤을 묻을 수 있는 3-1매립장은 6월 말 현재 전체 가능 부지의 51.5%를 사용한 상태다. 3-1매립장은 지난 한 해 동안 쓰레기 230만톤을 묻었고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빠르면 2026년 포화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 세 단체장이 모여 매립지 문제를 논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매립지를 찾는 것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대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지난해 1~7월 2차례에 걸쳐 대체 매립지를 찾기 위해 공모를 했으나 신청 지역이 없었다. 특히 두 번째 공모에선 3조원 규모의 인센티브까지 내걸었지만 지자체가 단 한 곳도 지원하지 않았다.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경기 포천이 대체 매립지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자 포천 주민들이 극심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유 시장은 서울, 경기와 협의해 새로운 대체 매립지를 반드시 찾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와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서울시 관계자는 “6·1 지방선거 직전 환경부와 서울·경기·인천이 참여하는 4자 회담을 갖고 ‘대체 매립지 추진 방안을 논의하자’는 큰 방향에 합의했다”며 “구체적으로 대체 매립지를 어떤 방법으로 찾을 것인지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 관계자도 “2015년 맺은 4자 합의를 최대한 존중한다는 입장”이라며 “인천에서 구체 안을 제시하면 검토해 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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