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97그룹 박용진·강훈식 3파전

김아진 기자 2022. 7. 29.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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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당대표 컷오프 통과, 득표율·순위 공개 안해
박용진·강훈식, 단일화 언급.. 李와 본선 1대1 대결 가능성
최고위원 후보 8명으로 압축, 친명·비명계 4명씩 균형 맞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선출된 박용진, 이재명, 강훈식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예비경선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박용진, 강훈식 의원 등 3명이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했다. 민주당 8·28 전당대회가 유력 대선 주자인 이 의원과 여기에 맞서 세대 교체를 주장하는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의 싸움으로 압축된 것이다. 박, 강 의원이 비명(非明)계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 1대1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전당대회 본경선은 내달 6일 강원 및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한 달간 매주 주말 진행된다.

민주당은 28일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용진·김민석·이동학·이재명·강훈식·강병원·박주민·설훈(기호순) 의원 등 8명 중 이재명, 박용진, 강훈식 등 3명이 예비경선을 통과해 본선에 올랐다고 밝혔다. 최고위원 후보로는 17명 중 장경태·서영교·박찬대·고민정·고영인·윤영찬·정청래·송갑석 의원 등 8명이 선출됐다. 이날 예비경선은 당대표의 경우 중앙위원 투표 70%·일반 국민 여론조사 30%, 최고위원은 중앙위원 투표 100% 방식으로 치러졌다. 사실상 국회의원, 대의원 등 진성 당원들의 표심이 좌우한 것이다. 득표율과 순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재명 의원은 이날 컷오프 발표 직후 “이기는 민주당을 통해 민주당이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고 다음 대선에서도 이길 수 있도록 전국 정당화를 확실히 해나가겠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당내 기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제가 본경선에 올라가게 된 것은 민주당의 변화”라고 했고, 강훈식 의원은 “승리를 위한 새로운 파격이 시작됐다”고 했다.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경선을 통과한 박용진(왼쪽부터)·이재명·강훈식 후보가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에서는 최고위원 예비경선을 통과한 8명의 후보들이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이번 선거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 속에 치러졌다. 그러나 97세대가 선전하면서 본선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박, 강 의원은 이날 컷오프 결과 직후 후보 단일화를 언급했다. 강 의원은 “이제 단일화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했다. 두 사람은 선거 과정에서 대선, 지방선거의 연이은 패배에 따른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이 의원의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요구했다. 또 이 의원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도 반대했었다. 당 안팎에서는 박, 강 의원 간 단일화를 통해 1대1 구도가 되면 흥행에는 성공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본선은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당원 5%, 국민 여론조사 25% 반영률로 치러진다. 2015년 당대표 선거에서도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문재인 후보가 비문(非文) 기치를 들고나온 박지원 후보를 3%포인트 차이로 가까스로 이겼었다. 당시 문 후보는 국민 여론조사에선 박 후보보다 2배 더 득표했지만, 권리당원·일반당원 투표에선 박 후보에게 뒤졌다. 당 관계자는 “어대명 기류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97그룹, 비명 후보 단일화가 관건이다.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가 70%이기 때문에 당심을 잡는 쪽이 이길 것”이라고 했다.

8명으로 추려진 최고위원 후보는 친명, 비명 균형을 이뤘다는 평가다. 장경태 후보는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 ‘처럼회’ 소속이며, 박찬대 후보는 이재명 의원과 러닝메이트로 알려져 있다. 3선의 서영교, 정청래 후보도 자칭 친명계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과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을 각각 지낸 친문 고민정·윤영찬 후보와 친문과 가까운 고영인 후보도 컷오프를 통과했다. 송갑석 후보도 586운동권 출신 유일한 호남 후보로, 비명계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는 원외 인사들도 상당수 출마했지만 현직 국회의원들만 컷오프를 넘었다. 야당 안팎에서는 “중앙위가 이번 당대표가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질 것이기 때문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지도부 균형을 맞추려고 한 것”이란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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