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1~2초 소리 들려주고 목 돌리나 확인하세요

김수연 아기발달연구소장 2022. 7. 29.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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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신생아 청각 발달
소리 못 들으면 언어·운동 발달 느려져
생후 1개월 내 반드시 청각 검사 받고
난청 진단 받으면 보청기 사용 등 통해
6개월 내에 재활 치료 시작해야 해요

아기는 엄마 배 속에서부터 소리를 듣는다. 보통 임신 25주 정도면 외부의 큰 소리에 반응할 정도로 태아의 청각이 발달한다. 임신 말기에 음악을 들려주면 태아가 더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은 이런 이유다. 아기가 태어난 후 시각과 함께 청각 자극이 아이의 운동 발달을 이끈다. 신생아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눈동자와 목을 돌리기 시작해 소리가 나는 방향을 탐색하면서 몸을 움직이고 근육을 발달시켜 나간다.

◇편안한 말소리 들려줘야

아기마다 소리를 인식하고 반응하는 시기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통상 출생 직후부터 생후 3개월까지는 반복적인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눈동자와 함께 고개를 움직일 수 있다. 생후 4개월쯤에는 고개를 잘 가눌 수 있으므로 아기의 귀에서 20㎝ 떨어진 곳에서 장난감 소리나 목소리를 짧게 한두번만 들려줘도 방향을 알고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아기는 들리는 소리에 담긴 각종 정보도 구별해나간다. 생후 한 달쯤부터 엄마 목소리와 다른 사람 목소리를 구별하기 시작한다. 생후 4~6개월쯤에는 가족들의 목소리 톤에 담긴 기분까지 일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애착 관계가 형성된 양육자나 가족이 소리를 지르면 아기는 크게 긴장한다. 반대로 가족들이 집에서 노래를 자주 부르면 아기는 즐거운 감정이 된다. 아기들은 크고 갑작스러운 소음에 울음을 터뜨리지만, ‘쉬쉬~’ 하는 소리를 포함해 백색 소음에 마음이 진정되기도 한다. 백색 소음에는 파도 소리와 비·폭포 등 자연의 소리를 비롯해 공기 정화 장치나 진공청소기 등 생활 가전 소리도 있다.

신생아 시기부터 바닥에 눕히거나 안은 상태로 귀에서 20㎝ 정도 떨어진 곳에서 가족들의 편안한 목소리를 자주 들려주는 것이 좋다. 부모가 목소리에 다양한 변화를 주면서 말을 건네면 아기는 ‘말’이 장난감 소리와는 다르게 어떤 의미를 전달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난청에는 ‘1, 3, 6 원칙’

아기가 선천적으로 소리를 잘 듣지 못하면 운동 발달이 느려진다. 부모도 아기와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소리의 인식이나 변별, 전달에 문제가 있는 경우 난청(難聽) 판정을 받을 수 있다. 난청은 선천성 난청과 나중에 나빠지는 후천성, 지연성 난청으로 나뉜다. 선천적인 난청은 가족력이나 태아 시기의 감염, 출생 시 합병증 등이 인자가 될 수 있다.

치료 시기가 늦어져 제때 소리 자극을 받지 못하면 청각을 담당하는 뇌 발달이 늦어지고 언어와 운동 발달, 사회성 발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청각 반응의 어려움은 가능한 한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

신생아를 위한 청각 검사는 ‘1, 3, 6 원칙’을 기억하자. 모든 아기는 생후 1개월 내 청각 검사를 받으며, 여기서 한쪽 귀라도 재검 판정이 나오면 3개월 내 정밀 검사를 받는다. 정밀 검사에서 난청으로 진단받으면 생후 6개월 이내에 보청기 사용 등을 통한 청각 재활 치료를 시작한다.

뒤늦게 청력에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가정에서 아기의 청각 반응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간단한 검사를 위해 생후 3개월 15일을 전후해 아기의 귀로부터 20cm 거리에서 딸랑이 소리를 연속해서 3번 들려준다. 아기의 검은 눈동자가 소리 쪽으로 향하는지, 고개가 조금은 돌아가는지를 살펴본다. 생후 4개월 15일쯤엔 앉혀놓은 아기의 귀 뒤편에서 딸랑이나 음악, 열쇠 흔드는 소리 등을 1~2초 짧게 들려주고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는지 체크한다. 생후 7~9개월쯤엔 귀에서 20㎝ 거리에서 종이를 부스럭거리는 정도의 작은 소리도 알아채고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릴 수 있어야 한다.

◇청력 발달을 위한 자극

아기는 양육자의 말을 듣고 모방하면서 언어 능력을 발달시켜 나간다. 아기가 청력이 좋지 못해 부정확한 발음을 할 때 양육자가 따라서 반복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기가 ‘마마, 바바’ 하고 옹알거릴 때 양육자가 입술을 크게 움직이면서 정확한 발음으로 ‘엄마, 아빠’라고 천천히 반복해주면 아기가 점차 알아듣고 발음을 향상시키게 된다. 청력에 어려움이 있는 아기들의 발음이 부정확하더라도 부모가 칭찬하고 격려해줘야 말하기를 계속 연습할 수 있다.

만약 청력에 어려움이 있다면, 시각적으로도 다양한 자극을 제공해줘서 아기가 세상을 탐구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게 도와준다.

김수연 아기발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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