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 얼어붙은 부동산..'일감절벽' 법무사들도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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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하락장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법무사들도 울상을 짓는다.
건물이나 토지의 등기 업무 대행이 이들의 주력 분야인데, 부동산 거래량이 줄면서 법무사의 사건 수임량도 함께 감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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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률사무소와 경쟁 등 이중고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하락장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법무사들도 울상을 짓는다. 건물이나 토지의 등기 업무 대행이 이들의 주력 분야인데, 부동산 거래량이 줄면서 법무사의 사건 수임량도 함께 감소했기 때문이다.
28일 부산법무사회에 따르면 올해 회계 연도(4월~다음 해 3월) 첫 3개월간 부산지역 법무사가 수임한 사건은 지난해 동기 대비 마이너스(-) 23.4%를 기록했다. 지난해 회계 연도에 지역 법무사들이 수임한 사건은 ▷4월 4만4576건 ▷5월 3만9605건 ▷6월 3만9712건으로, 총 43만1726건이다. 그런데 올해 회계 연도 들어 ▷4월 3만2312건(-27.5%) ▷5월 3만2547건(-17.8%) ▷6월 2만9991건(-24.5%)으로 사건 수가 크게 줄었다.
월별로 사건 수임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7월까지는 월마다 4만 건 수준의 사건이 들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9월 3만1675건으로 사건 양이 뚝 떨어지더니, 지난 1월에는 2만9926건까지 급감했다.
이는 부동산 호황이 끝나고 하락장이 찾아온 여파로 풀이된다. 법무사는 법원·검찰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 대행이나 경매·공매 사건의 입찰 신청 대리 등을 수행한다. 업무 영역이 넓다. 그중에서도 토지나 건물의 소유권 이전 등기와 공탁서를 작성하는 부동산 업무가 수임 사건의 다수를 차지한다. 그런데 올해 들어 거래가 급감하면서 법무사의 부동산 관련 업무도 줄었다.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한 2019, 20년에는 수임 사건의 수도 많았다. 2019년 회계 연도에 부산 법무사들이 맡은 사건은 모두 52만6039건이다. 2020년 회계 연도에도 54만2483건으로 수임량이 상당했다. ‘영끌족’(영혼까지 돈을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들)의 ‘패닉 바잉’으로 대표되는 청년층 주택 구매도 이 무렵부터 본격적인 사회 현상으로 부상했다.
법무사의 수입이 줄어서인지 법무사회 회비 역할을 하는 회표(소식지) 판매량도 뚝 떨어졌다. 지난해 4~6월 팔린 회표는 모두 13만4496건이다. 올해 들어선 같은 기간 9만5714건으로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산법무사회 역시 최근 세입과 세출을 줄이기로 서면 결의하는 등 비상 수단을 마련했다.
지역 한 법무사는 “부동산 열기가 뜨거울 때는 노소를 가리지 않고 법무사를 찾았는데, 지금은 비싼 돈을 주고 아파트를 산 사람들은 손해를 최대한 피할 생각으로 가격 반등이 있을 때까지 매물을 붙잡고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며 “가뜩이나 법무사의 업무 영역으로 진출하는 변호사가 많아져 사건 수임 경쟁까지 치열해 고충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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