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참여한 제가 이승만 공적 알리려 기념관 엽니다"

김승현 기자 2022. 7. 2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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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前 전경련 부회장
'건국 대통령 VR 기념관' 단장 맡아, 광복절 개관 목표로 막바지 작업
"가상현실 기념관으로 문턱 낮춰.. 젊은 세대가 자유롭게 찾아주길"
손병두 ‘이승만 건국 대통령 VR 기념관’ 추진 단장. 사무실 서가엔 소형 이승만 동상이 있었다. /김승현 기자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3·15 부정선거를 비판하러 경무대(옛 청와대) 앞까지 데모하러 갔습니다. 그 뒤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독재자, 부정선거를 저지른 사람으로 치부하고는 잊고 살았죠. 그러다 일흔이 넘어 이 전 대통령이 쓴 ‘독립 정신’을 읽으며 조국 독립과 건국에 지대한 공을 세운 분임을 다시금 깨달았죠. ‘4·19 세대’인 제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인식을 바로 세우지 않는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겁니다.”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손병두(81)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여든이 넘은 나이에 최근 ‘단장님’이라는 새로운 호칭을 얻었다. 지난 5월 ‘이승만 건국 대통령 VR (Virtual Reality·가상현실) 기념관’의 추진 단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KBS 이사장·호암재단 이사장 등을 지낸 손 단장은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박정희 기념관(2012년 서울 상암동 개관) 건립을 추진할 당시 박정희기념사업회 이사로 일하며 민간 차원의 기금 모금을 주도했다. 2013년에는 8월에는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아 기념관을 운영·관리해왔다.

손 전 부회장은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수많은 역대 대통령 기념관 중에 ‘건국 대통령’의 기념관만 빠져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며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이승만은 친일 매국의 아버지’라고 매도하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청년들에게 빠른 시일 내에 이 전 대통령의 공을 제대로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프라인 공간에 기념관을 당장 설립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손 전 부회장은 “서울 상암동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관을 만드는 데만 12년이 걸렸다”며 “부지 마련, 정부 지원 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할 수 있고 코로나 시대에 더 많은 이가 찾을 수 있는 사이버 공간에 기념관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가상현실 기념관은 오는 8월 15일 광복절을 목표로 개관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5월 초 기념관 건립을 위한 모금을 시작해 40여 일 만에 제작 비용인 3억원 모금을 끝냈고, 이달 4억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손 단장은 “국내외에서 수백 명이 2만~5만원 소액 후원부터 고액 후원까지 다양하게 도움을 주셨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의 가상현실 기념관은 총 7관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유년 시절부터 독립운동기, 건국 당시의 행적 등을 다룬다. 평면적으로 사진이나 자료를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해 입체적인 콘텐츠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예를 들어, 이 전 대통령이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1942년 VOA(미국의 소리)를 통해 내보냈던 동포 연설을 3D 그래픽 등으로 실제 눈앞에 등장한 것처럼 생생하게 구현했다. 젊은 세대가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도록 회원 가입이나 비용을 없애 최대한 접근 문턱을 낮췄다.

손 단장은 “역사적 인물은 누구나 공과 과는 있기 마련”이라며 “이 전 대통령이 40여 년간 해외에서 항일 독립 투쟁을 한 것 외에도 농지 개혁, 의무 교육, 한미 동맹을 통한 자유민주주의 수호 등 대한민국의 초석을 놓았던 점들을 상세히, 흥미롭게 알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젊은 세대가 이 전 대통령과 대한민국 건국의 뿌리를 제대로 인식하고 대한민국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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