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 단구동..' 박경리 문학의 영원한 주소

권혜민 2022. 7. 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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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구동 박경리 문학공원·흥업면 박경리 뮤지엄
원주지역 곳곳 고 박경리 작가 흔적·숨결 남아
그림책센터 '일상예술' 연중 교육·체험 활동 진행
경동대 문막캠퍼스 소재 시조시인 여강 문학관 등
휴가철 산·바다 대신 '문학의 향기' 여유 선사

문학의 향기를 따라서

원주는 문학과 인연이 깊은 도시다. 지역 곳곳에 문학과 관련된 공간들이 상당하다. 지난 2019년에는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로 지정되기도 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북적이는 산이나 바다가 아닌 조용히 ‘문학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원주 흥업면 박경리 뮤지엄 내 2전시실. 이곳은 작가가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생애 마지막을 보냈던 곳으로, 당시 작가가 살았던 모습을 보존·공개하고 있다

박경리 문학공원과 박경리 뮤지엄

故 박경리 작가에게 원주는 제2의 고향과 같다. 원주 곳곳에는 작가의 흔적과 숨결이 있는 공간이 있다. 단구동에는 대하소설 ‘토지’를 주제로 한 박경리 문학공원이 있다. 작가의 옛집을 비롯, 평사리마당, 홍이동산, 용두레벌 등 ‘토지’에서 따온 지명을 가진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2층 규모의 옛집은 작가가 1980년 원주로 이사와 살면서 대하소설 ‘토지’의 4, 5부를 집필한 곳이다. 그가 생전 손수 가꾼 텃밭 등 자취가 남아 있다. 옛집 앞에는 바위 위에 앉아 있는 작가의 동상이 있다. 공원 내에는 옛집과 함께 박경리 문학의집이 있다. 생전 작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 유품 전시 공간, ‘토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영상물 상영 및 각종 문학행사가 열리는 공간, 책을 읽으며 휴식할 수 있는 북카페로 구성돼 있다.

원주 단구동 박경리 문학공원 내 박경리 작가 동상 

이곳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의 흥업면에는 작가의 생애 마지막 거처를 박물관으로 꾸민 ‘박경리 뮤지엄’이 있다. 작가는 이 집에서 장편소설 ‘나비야 청산가자’, 시집 ‘우리들의 시간’, 산문집 ‘신원주통신-꿈꾸는 자가 창조한다’, ‘생명의 아픔’을 집필하는 한편 토지문화관 창작실 입주작가를 돌보며 마지막 생애를 보냈다고 알려져 있다. 작가가 자연 속에 둘러싸여 창작하고, 사색하고 또 생명을 돌보며 산 흔적은 물론 오랜기간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원형 그대로를 간직했다. 토지문화재단은 이곳을 찾는 이들이 ‘사람 박경리’를 만날 수 있길 바라는 기획의도를 담아 지난해 10월 개관했다. 1전시실은 작가의 전 생애를 볼 수 있는 전시공간, 2전시실은 작가의 생전 일상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 3전시실은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박경리 문학공원 전경 

원주시그림책센터 일상예술

원주는 ‘문학’ 분야 창의도시다. 이를 기념 매년 가을 원주는 문학행사로 풍성해지고 올해는 특히 대한민국 독서대전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연중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다. 문학 도시가 되는 근간에 ‘그림책’이 있었다. 구 원주여고를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교육센터 ACP# 내 미담관에 자리한 원주시그림책센터 ‘일상예술’은 원주 그림책 역사의 집결체와 같다. 주차 공간이 넓기 때문에 이용이 편리하다. 센터는 다양한 종류의 그림책을 소장하고 있다. 소장도서만 1만3000여권에 달한다. 어린이만의 전유물이 아닌 시민 누구나 일상 속에서 그림책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70세 인생 처음 한글을 깨친 할머니가 주름진 손으로 쓰고 그린 그림일기 역시 그림책의 한 종류다. 이곳에선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8시40분 그림책 시인인 이상희 센터장이 직접 시민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아침을 여는 그림책’ 행사를 비롯, 연중 다양한 교육, 체험활동이 진행된다. 센터 소식은 네이버 블로그 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원주시그림책센터 ‘일상예술’ 1층. 그림책 1만3000여권을 소장하고 있다.

경동대 여강문학관

문막읍 후용리에 자리한 경동대 문막메디컬캠퍼스 안에는 시조문학의 거목이라 불리는 원용우 시조시인의 호를 딴 ‘여강 문학관’이 있다. 캠퍼스가 도심과 떨어진 외곽인데다 문학관이 대학캠퍼스 안에 있어 아직 시민들에겐 잘 알려지지는 않은 공간이다. 그러나 시간을 내 가볼만 하다. 경동대는 학생들의 인성함양과 인문학적 소양 증진을 위해 자양관 1층에 130여㎡ 규모로 문학관을 조성, 지난 3월 개관했다. 학생 뿐 아니라 시민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경동대 문막메디컬캠퍼스 자양관에 조성된 여강문학관. 여강 원용우 시인이 기증한 도서 1만권과 도자기 11점, 족자 14점, 액자 21점 등 다양한 소장품이 전시돼 있다.

여강 원용우 시인은 1938년 문막읍에서 태어나 문막중, 중동고,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38년간 한국교원대 교수를 지내면서 후학 양성은 물론 왕성한 작품활동에 매진했다. 1975년 월간문학 시조 당선으로 등단, 한국문학상, 한국시조협회장, 한국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자신의 호를 딴 문학관 개관을 기념, 이곳에 도서 1만권과 도자기 11점, 족자 14점, 액자 21점 등 다양한 개인소장품을 기증했다. 문학관 안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아담하게 마련돼 있다. 문학관을 둘러본 후 캠퍼스 내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겨보길 권해본다. 권혜민 khm29@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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