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모의창의적글쓰기] 글을 시작하는 법

2022. 7. 2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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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작가들이 말하듯 처음 생각했던 글이 자신이 원하는 데로 가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 작가 니콜 크라우스는 자신이 글을 쓸 때 자신의 이야기가 어디에 도착할지 알지 못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글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실제 완성된 글의 모습을 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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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작가들이 말하듯 처음 생각했던 글이 자신이 원하는 데로 가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 작가 니콜 크라우스는 자신이 글을 쓸 때 자신의 이야기가 어디에 도착할지 알지 못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녀는 모든 작가들에게 글쓰기가 ‘예상하지 못하는 장소’에 도착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글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실제 완성된 글의 모습을 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어떻게 글을 써야 할까? 글을 쓰는 시작부터 절망과 좌절을 겪는 것은 모든 작가나 필자가 겪는 필수적인 경험이다. 원고지 앞에서 한 자도 쓰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 있는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헤밍웨이조차 글이 써지지 않아 자신이 쓴 단어의 숫자를 매일 기록하기로 했다고 한다. 원고지에 첫 글자를 썼다고 해도 글이 어떤 방향으로, 어떤 결말을 향해 갈지 알 수 없을 때가 정말 많다. 어느 작가가 말했듯이 글쓰기에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처방도 없고, 해결책도 없다.

그렇다고 전혀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글쓰기 전문가 피터 엘보는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를 때, 주제에 관한 명확한 방향이 잡히지 않을 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전체 과정을 반으로 나눈다. 전반부는 어법이나 형식을 따지지 않고 쓰고 싶은 내용에 관해 마음껏 종이에 글을 쓴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이를 모으고 정리하고 수정한다.

물론 처음에 모아놓은 자료를 보면 뚜렷한 중심도 없고 방향도 없어 뒤죽박죽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자료들을 분류하고 정리하면 일정한 방향이 보일 수가 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을 수가 있다. 이제 나머지 반은 이를 가지고 교정하면서 맞추어 가는 일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전반부와 전혀 다른 의식 상태로 전환하는 일이다.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정리하는 느슨한 사람의 사고에서 철저하고 비판적이며, 논리적인 편집자의 의식으로 변신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의식을 통해 원하는 글로 고치고 만들어 가야 한다.

미국 작가 앤 테일러는 무엇인가를 할 때는 망설이지 말고 일에 뛰어들라는 경구가 자신의 서재에 붙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녀는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일단 시작하면 방법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글쓰기가 힘들 때 이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정희모 연세대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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