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인니, 아세안협력 견인차"..조코위 "KF-21 미납금 협의"(종합2보)
조코위 "양국 경제관계 견고해질 것 확신"..전투기 '8천억' 분담금 해결 의사 피력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이동환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8일 첫 정상회담을 하고 공급망·인프라 건설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조코위 대통령은 양국 고질적 현안인 한국형 전투기 KF-21 개발사업 미납금 해결을 위한 협의에 나서자고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양국 간 실무 협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대(對)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에 본격 시동을 걸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청사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공동 번영의 목표를 공유한다"며 "저는 조코위 대통령과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맞춰 전략적 차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공급망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의 실질 협력 증진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니켈과 같은 핵심 광물이 매우 풍부하다. 이는 우리 첨단산업의 중요 소재"라며 "저와 조코위 대통령은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비롯해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전기차, 배터리 같은 첨단산업 분야의 전략적 연대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미국 주도로 최근 출범한 경제·안보 플랫폼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한 긴밀한 협력과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속한 발효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양 정상은 또 약 40조 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신수도 건설 사업과 관련해 협력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수도이전·개발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개정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행정수도를 현재 자바섬에 있는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으로 이전한다는 목표 아래 '누산타라'라는 이름의 신수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윤 대통령은 "세종시 건설 경험은 인도네시아에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며 "(MOU 개정은) 우리 기업이 인도네시아 새 수도의 인프라, 전자행정,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해 적극 기여할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조코위 대통령도 이어진 언론발표에서 "윤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우리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특히 경제 분야에서의 관계가 더 견고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인니 투자는 철강과 석유화학, 전기차 배터리, 전기 케이블 및 통신, 의류, 재생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빠른 성장과 좋은 전망을 보여준다"며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인니 전기차 생태계 조성을 위한 한국의 투자 협력을 당부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인니에 투자 예정인 한국 기업의) 총 투자 가치는 63억7천만달러에 달하며 총 5만8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방·방산 협력과 관련, "우리 방위산업의 세계적 기술력과 생산력을 토대로 여타 방산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F-21 개발사업 미납금 문제를 둘러싼 양국 협의도 이번 회담을 계기로 다시 탄력을 받을 조짐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이같이 말하며 실무협의에 나설 뜻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인도네시아는 KF-21 공동 개발에 참여해 전체 사업비의 20%인 약 1조6천억 원을 분담하고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 등을 넘겨받기로 했지만, 경제 사정을 이유로 분담금 지급을 미뤄 연체액이 현재 약 8천억 원까지 불어났다.
관련 협의가 지지부진하던 와중에 조코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먼저 협의 의사를 밝힌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조코위 대통령이 이러한 의사를 밝힌 만큼 양국이 이제 실무차원에서 협의에 나설 차례"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동남아 중 유일한 G20(주요 20개국) 회원국이자 올해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에 적극적 지지 의사를 표하는 한편 북한 핵·미사일, 우크라이나 사태, 식량·에너지 위기, 미얀마 인도적 위기 등 국제현안 관련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언론발표에서 이번 회담을 통해 "새 정부의 대(對)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외교 지평 확장을 위해서는 우리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축인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가 우선이라고 보고 그 선두에 있는 인도네시아와의 관계 다지기가 우선이라고 본 것이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아세안 전체의 약 41%인 약 2억7천만 명이고 국내총생산(GDP)도 아세안 총 GDP의 35%를 차지한다.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적인 니켈의 세계 1위 생산국이자 다른 천연자원도 풍부한 자원 대국이다.
우리에겐 그 자체로 거대한 시장이면서 글로벌 공급망 교란 사태 속에서 필수적인 협력 상대다.
윤 대통령이 이날 정상만찬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한국과 아세안 협력을 이끌어 나가는 견인차"라고 말한 데서도 이러한 인식이 드러난다.
윤 대통령은 "팬데믹, 기후변화, 공급망 교란과 같은 위기와 역내 지정학적·지경학적 불안은 양국간 연대를 더 강화시켜줄 것"이라며 "양국이 공유하는 전략적 이익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오는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을 초청했고 윤 대통령도 G20 정상회의 성공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 당시 한국의 대체 공급선 확보에 인도네시아가 협력했던 점에 사의를 표하며 "양국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경제가 안보, 안보가 경제인 시대에 공급망 안정화 같은 양국 간 경제안보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한·메콩 정상회의 참석 이후 약 3년 만에 방한했다.
중국과 일본을 차례로 방문한 뒤 전날 저녁 입국했으며, 이틀째인 이날 오전에는 한국 기업인 간담회 등 경제 관련 일정을 소화했다.
한편 이날 정상만찬 전 양국 정상 배우자는 별도 티타임에서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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