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 아니다".. 대선 끝난 지가 언젠데, 김건희 여사 논란 여전히 '현재진행형'
약속과 달리 적극적 행사 참여 속 尹 부정 평가에 영향
봉하마을·나토 정상회의에 지인 동행..사적 채용 논란 시발점 돼
이후 활동 자제 중이지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남아있어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28일 김 여사의 20년 전 사진이 공개됐다. 대선 전후로 김 여사를 따라다녔던 쥴리 의혹이 근거 없는 혐오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박유하 세종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우연히 일본인 지인 페이스북에서 김 여사의 2002년 사진을 봤다”고 했다.
박 교수가 언급한 일본인 지인은 일본 사진작가이자 도쿄예술대학 교수인 토키히로 사토 교수다. 사토 교수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02년 하마다시 어린이 미술관이 애써준 덕에 시모노세키 서울까지의 카메라 투어를 실시했다”며 “그때 동행하며 서포트한 한국인 아티스트 중에 김모씨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녀가 현 대통령 부인이라는 정보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27일 쥴리 의혹을 제기한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협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안 전 회장은 출석 전 취재진에게 “제가 거짓말한다는 누명을 씌워서 고발된 것”이라며 “김 여사가 미몽에서 깨어나 무리한 고소·고발을 멈춰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후인 지난해 12월 27일 자신의 허위경력에 관해 대국민 사과하면서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했다. 조용한 내조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윤 대통령도 취임 후 배우자의 일정·수행·의전을 총괄하는 제2부속실을 폐지했다.
하지만 그의 약속과 달리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김 여사는 각종 공개 및 비공개행사에 모습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윤 대통령의 부정평가에 영향을 끼쳤다는 게 일반의 평가다.
결국 김 여사로 인한 논란은 윤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25일 여론조사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8∼22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5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7월 3주차(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33.3%였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63.4%로 긍정 지지율의 2배에 가깝다.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4.4%다. KSOI 조사는 무선 ARS 100%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6.7%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 여사가 최대한 노출을 자제하며 당초 약속한 조용한 내조에 나선다 해도 한동안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결론이 곧 나기 때문이다. 현재 법조계에서는 검찰을 친정으로 두고 있는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를 기소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후 무혐의를 둘러싼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중앙지검은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주가조작 선수들을 지난해 말 기소했고 현재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김 여사에 대한 수사만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객관적 증거만 보면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 여사는 주가조작에 이용된 91명의 계좌 157개 가운데 자신의 계좌를 5개나 빌려줬고, 주식 매수액도 40억원에 달해 91명 중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많다. 거기에 권 회장이 권유로 주식 5억원 어치를 직접 매수하기도 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도이치모터스와의 관계로 논란의 불씨를 지핀 것은 김 여사다. 권 회장의 아들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주요 인사로 초청돼 윤 대통령 아버지 뒷줄에 앉았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야권 일각에선 특검을 해야 한다는고 주장도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과거 정권부터 오래 수사해온 사안으로, 충분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곧 결론이 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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