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조절 능력 갖춘 유기체"..'가이아 이론' 창시 러브록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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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스스로 조절하는 유기체로 보는 '가이아이론'의 창시자 제임스 러브록이 영국 남부 도어싯 자택에서 별세했다.
가이아 가설은 지구를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로 보고, 스스로 항상성을 찾아가는 조절 능력을 갖췄다고 말한다.
러브록의 이런 주장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중의 경각심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그의 책은 '가이아: 살아있는 생명체로서의 지구', '가이아의 복수' 등의 이름으로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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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스스로 조절하는 유기체로 보는 ‘가이아이론’의 창시자 제임스 러브록이 영국 남부 도어싯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103세.
그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건 1970년대 가이아 가설을 제안하면서부터다. 가이아 가설은 지구를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로 보고, 스스로 항상성을 찾아가는 조절 능력을 갖췄다고 말한다. 그런데 인간의 행동이 지구 시스템을 위험스러운 상황으로 몰고 갔다는 것이다.
러브록의 이런 주장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중의 경각심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그의 책은 ‘가이아: 살아있는 생명체로서의 지구’, ‘가이아의 복수’ 등의 이름으로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됐다. 하지만 학자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지구를 걱정하는 그의 메시지가 인용되면서 사람들에게 교훈을 줬다는 면에서 고마운 마음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진화학자의 관점에서 볼 때 지구가 (주변에 비슷한 행성 없이) 혼자서 하나의 시스템으로 존재한다는 건 과학적 이론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백민 부경대 교수(대기환경과학)도 “지구를 공부하다 보면 생명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그래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면서도 “이론으로 받아들이기엔 부족한 측면이 많아 과학과 철학의 경계에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러브록의 상상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기후변화 해법에 대한 일부 주장은 논쟁적이라고 했다. 원자력 발전을 옹호하면서 체르노빌 원전사고 피해에 대해 ‘놀라운 거짓말’이라고 하거나, 햇빛을 가릴 거대한 우산을 우주에 띄우자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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