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침체 진입했나" 논란 가열..2분기 성장률도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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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경기침체에 진입했냐를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실업률이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 징후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지만, 미국 경제가 2분기에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경기침체 상태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경기침체 우려에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IMF는 또 경기침체를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정의할 때 미국의 경기침체가 이미 시작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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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경기침체에 진입했냐를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실업률이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 징후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지만, 미국 경제가 2분기에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경기침체 상태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0.9% 감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통신이 2분기 GDP가 0.5%로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 큰 격차다. 시장 컨센서스(예상치)는 -2.1%부터 2.0% 성장까지 다양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는 지난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통상 실질 GDP가 전기 대비 2분기 연속 감소할 경우 기술적 경기침체로 정의한다.
다만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는 아직 탄탄한 노동시장 등을 근거로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찍더라도 이를 경기침체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분기 성장률이 발표된 이날 성명을 통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는 건 놀랄 것이 없다"면서 "우리는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서도 “내 견해로는 우리에게 경기침체는 없을 것”이라며 “실업률은 3.6%로 여전히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 중 하나이고 사람들이 여전히 투자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고 고물가는 지속되고 있지만, 고용과 투자 지표가 양호하다는 것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미국의 노동시장은 한 달에 약 40만 개씩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지는 매우 견고한 상태인데 이를 경기침체로 보기는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 전문가 대다수는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CNBC방송이 지난 26일 이코노미스트와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30명에게 ‘물가 상승률을 낮추려는 연준의 노력이 경기침체를 유발할 것으로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6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질문에서 언급된 ‘연준의 노력’이란 급격한 금리 인상을 뜻한다. 연준은 27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기준 금리를 2개월 연속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 범위가 됐다.
미국의 경기침체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경기침체 우려에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월마트는 지난 25일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4%,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1~1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 역시 최대 13%까지 급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2개월 전 월마트가 예상했던 주당순이익 감소폭(1%)보다 13배나 늘어난 수치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식품과 연료 인플레이션 수준이 소비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일반 품목에 더 많은 압박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IMF의 세계경제 전망 수정보고서를 내놓은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환경은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매우 낮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심지어 작은 충격조차도 미국이 경기침체로 기울도록 만들 수 있다”고 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했는데, 이는 3개월 전의 4월 전망에 비해 무려 1.4%포인트나 내린 수치다. IMF는 또 경기침체를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정의할 때 미국의 경기침체가 이미 시작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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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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