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로봇의 인도 주행 허용 등 규제 50건 푼다
도로교통법 등 관련법 개정 추진
사람 대신 배달 물류비 대폭 절감
기업의 현장 애로사항 해소 통해
1조6000억원 투자유발 효과 기대
추경호 "5년간 지속적 규제 혁신"
정부가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고 비용 부담을 늘리는 규제 혁신 과제 50건을 선정, 즉각 개선키로 했다. 지난주 세제개편안을 통해 발표한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각종 감세 조치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대대적인 규제 정비에 착수한 것이다. 기업의 현장 애로사항 해소를 통해 당장 1조6000억원의 투자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한 정부는 향후 5년 간 지속적으로 규제 혁신 강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기재부 등에 따르면 향후 조선소 등에서 사용하는 협동로봇 등에 대한 안전성 기준이 작업 안전에 반드시 필요한 사항을 중심으로 간소화된다. 그간 전자파 등 작업 안전과 관련성이 적은 규제가 많아 관련 투자를 어렵게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협동로봇 도입 활성화로 정부는 3200억원 규모의 현대중공업의 조선소 스마트야드 건설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 시설의 경우 산업 분류 코드를 명확히 해 관련 기업의 산업단지 입주를 허용할 예정이다. 현재 LG화학이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 입주 인허가 승인을 받은 상황인데, 정부는 이 사업 관련 투자 효과가 향후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활용할 수 있는 제품군 선정 기준을 내달 마련하는 등 활용 기반도 조성할 계획이다. 음식물 쓰레기봉투 등 제품군이 선정되고 해외 진출 지원 방안이 정비될 경우 롯데케미칼이 2030년까지 1조원 투자 계획을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중소·벤처 기업의 기회 창출을 위한 규제 개혁도 이뤄진다. 정부는 자율주행로봇이 속도·크기 등 안전성 기준을 충족하면 별도의 규제 특례 없이도 인도에서 주행할 수 있도록 올해와 내년에 각각 지능형로봇법과 도로교통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율주행로봇의 인도 주행이 허용되면 로봇이 사람 대신 음식, 택배 등을 배달하기 쉬워져 물류로봇 시장이 성장하고 물류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또 업무용 드론이 불빛 등으로 촬영 사실을 알렸음에도 대상자가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는 경우 촬영을 허용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대형마트·백화점 등이 별도의 건강기능식품판매업 영업신고 없이 건강기능식품을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도록 건강기능식품법 개정이 추진된다. 또 지방, 치아 등 인체 유래 폐기물의 재활용도 허용해 인체 유래 콜라겐 제품 등 의약품 및 의약외품 개발 기반도 마련된다.
수출입 제조기업의 1종 항만배후단지 입주 요건을 완화해 생산·경영 활동을 지원하고, 숲속야영장 내 일정 면적 이하 ‘숲속의 집’을 설치할 경우 위생시설 설치를 허용하는 등 개발 행위 제한을 풀어주는 방안도 개선 과제에 담겼다. 금융 분야에서는 금융사가 고객 등 개인의 고유식별·개인신용정보를 처리하지 않는 연구개발(R&D)을 할 때는 망 분리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모바일 단독카드(실물카드 없이 모바일만 발급) 발급 대상을 개인 카드에서 법인 개별카드로 확대할 예정이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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