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노동 실태보고서]⑤ 힘겨운 청소 노동 환경..고용 불안에 처우까지
[KBS 부산] [앵커]
필수 노동자의 실태를 추적한 KBS의 연속 보도, 오늘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청소 노동자들 얘기입니다.
가뜩이나 노동 환경이 열악한데, 코로나19 이후 더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처우도 나빠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초저녁에 시작하는 청소 노동.
좁은 골목길을 따라 직접 차를 몰고, 2천여 가구가 내놓은 생활 쓰레기를 옮겨 싣습니다.
[환경미화 노동자 : "여름에는 아무래도 (땀을 흘리니까) 우리(한테) 냄새도 나고, (쓰레기) 냄새도 많이 나고 하니까 그런 게 좀 힘들고."]
홀로 새벽까지 작업하다 보면 다치거나,
[환경미화 노동자 : "주민들이 쓰레기 안에 병을 깨 놓은 경우 하고 재활용에 병을 잘못내놔가지고 저희들이 이제 한 번씩 이 종아리를 베인다든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쓰레기로 힘에 부치기도 합니다.
[환경미화 노동자 : "양이 많을 때는 (업무 시간보다) 조금 더 할 때도 있죠. 이제 일을 (많이) 하니까 쉬기보다는 바로 이어서 일을 많이 하는 편이죠."]
생활 폐기물 수거는 자치단체에서 민간에 위탁하는 방식.
주간 또, 작업량 등에 따른 3인 1조 근무 지침은 주민 민원과 예산 등의 이유로 대부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도시철도 차량기지.
운행을 마친 전동차 곳곳을 쓸고 닦습니다.
선로 위에서 비를 맞으며 청소하거나,
[도시철도 청소 노동자 : "걸레를 빨고 막 이래야 하기 때문에. 바깥에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비를 막을) 가림막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고 그랬는데…."]
전동차 출발 시각에 쫓겨 급해질 때도 있습니다.
[도시철도 청소 노동자 : "(어떻게 다치신 거예요?) 일하다가 저 틈에 끼어서. 처음엔 골절인지 모르다가 골절이 됐더라고요."]
그나마 3년 전 자회사에 직접 고용되며 근무 여건이 나아졌습니다.
[도시철도 청소 노동자 : "지금은 다치면 그냥 바로 산재 등록을 하면 또 다 받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도시철도와 달리 건물 등을 청소하는 노동자 상당수는 용역 회사에 소속된 임시직입니다.
부산 필수 노동자 실태 조사 결과, 코로나19를 겪으며 청소 분야의 고용 불안은 더 심해져 임시직 비율이 2019년 하반기 47%에서 2년 사이 63%로 높아졌습니다.
그만큼 처우도 나빠졌습니다.
부산지역 청소 분야 필수 노동자의 월평균 급여는 최근 4년간 갈수록 낮아져 지난해 하반기 96만 원에 그쳤습니다.
최저 임금 인상 등으로 임시직의 노동 시간을 줄인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전필녀/부산노동권익센터 연구위원 : "(고용) 안정성으로 가기보다는 좀 짧게 일하고 시간도 단축시키고 그러면서 노동 강도는 더 높아질 수 있는 그런 조건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동 조건이 열악한 일자리로 고령자들이 내몰리며 부산의 청소 분야 필수 노동자 10명 중 7명 이상은 60살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
강예슬 기자 (yes36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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