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조선 하청 단체교섭'.."정례화돼야"
[앵커]
우리 조선업의 현실을 짚어보는 연속기획, 이어갑니다.
얼마 전 대우조선 하청 노사가 파업을 접고 합의할 때 이전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진전이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업체 22곳 노사가 조선업에서는 처음 으로 '단체 교섭'을 한 겁니다.
지금까지는 업체마다 사정이 달라, 합의를 보기 어려웠고, 또 한 업체가 노동자들 요구를 들어줬더라도, 폐업해버리면 합의가 없던 일이 되는 사례가 되풀이됐습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이번 단체 협상이 '하나의 역사'라는 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 의미와 남은 과제를 윤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파업 50일 만에 극적 타결을 이룬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사간 협상,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노사의 올해 협상은 우리나라 조선업 역사상 처음 이뤄진 '단체교섭'이었습니다.
하청 노조의 9가지 요구안 가운데 상여금 등 일부안에 합의를 이뤄냈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노사간 단체교섭을 정례화하는데는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작업 환경을 둔 하청 노동자들의 요구는 언제든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겁니다.
이번 합의안에 서명한 대우조선 하청업체 노사는 90여 하청업체 가운데 22곳뿐이었습니다.
조선업 특성상 하청업체 노사 단체교섭이 이뤄지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대우조선만 하더라도 하청업체 대부분이 30명에서 100명 안팎의 영세한 규모입니다.
노동자들마다 임금체계와 업무형태가 다양해 노사 모두 구성원의 의견을 모으기가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종래/노동사회교육원 이사 :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노조라는 게 만들어진 게 2017년입니다. 2017년 이전까지는 협상을 할 수조차 없었던 거고, 단체협상이 파급되려면 조직화가 돼야 하거든요."]
원·하청 구조가 비슷한 건설업계 하청 노사의 경우 20년째 단체교섭을 통해 임금과 고용 조건을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업의 경우 하청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이 어느 정도인지 조차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복잡한 하청 구조로 제대로 된 노사간 협상의 자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양동규/민주노총 부위원장 : "건설이 좋은 사례입니다. 다양하게 원청사 및 하청업체들과 협약을 맺고 있습니다. 임금이라든지 휴가 문제 이런 것들이 (단체교섭) 안에 포함돼 있거든요. 거의 정착돼 있죠."]
노사간 단체교섭이 정례화하기 위해선 사측의 대화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원청업체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이김춘택/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사무국장 :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그런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체교섭에 대한 정부의 중재와 지원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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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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