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도 오른쪽도 싫어 우린 '앞으로' 간다..미국 제3정당 설립 발표
민주·공화 양당제 대안으로
전직 관료 등 3개 단체 뭉쳐
중도 지향 ‘포워드’ 출범 계획
‘국회 점거 폭동’ 이후의 변화
실질적 성공엔 회의적 전망
오랫동안 이어져온 미국의 양당 체제에 실망한 수백만명의 유권자들을 겨냥해 민주당과 공화당 출신의 인사들이 제3정당 설립을 발표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부자,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전직 관료들이 결성한 ‘리뉴 아메리카 무브먼트’와 민주당 전 대선 경선 후보 앤드루 양이 설립한 ‘포워드’, 데이비드 졸리 전 공화당 하원의원이 의장으로 있는 ‘서브 아메리카 무브먼트’ 등 3개 정치단체는 이날 합병을 통한 제3정당 창당을 예고했다.
새로 출범하는 정당은 ‘포워드(Forward)’란 이름을 쓸 예정이며, 앤드루 양과 공화당 소속으로 뉴저지 주지사를 지낸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이 공동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포워드는 정치적으로 중도 노선을 지향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공정하고 번영하는 경제, 유권자들을 위한 더 많은 선택권 부여, 정부에 대한 신뢰 회복 등을 강령의 주된 축으로 삼고 있다. 올가을 24개 도시에서 순회 행사를 열고 구체적인 강령을 발표할 예정이며, 오는 9월24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공식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다. 내년 여름 미국 주요 도시에서 첫 전국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미국의 제3정당 창당은 2021년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이 사회적 충격을 일으킨 가운데 나왔다. 양과 휘트먼은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낸 기고문에서 “양극화로 인해 정치적 위협이 급증했고, 지난 2년간 국회의원과 주지사, 연방 대법관, 심지어 부통령에 대한 살해 위협과 암살 음모를 목격했다”며 “약 3000만명의 미국인은 현 정부에 대한 폭력이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가 실패하면 이렇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워드 측은 두 극단으로 분열된 체제에 선택과 경쟁을 다시 도입하기 위해 제3정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양당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최근의 민심도 반영됐다. 지난해 갤럽 여론조사에 미국인의 약 절반은 스스로를 무당파라 생각했으며, 3분의 2는 제3정당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미국 정치사상 제3정당이 번성하지 못했던 만큼, 전문가들은 새 정당의 성공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치평론가인 스투 로텐베르그는 로이터에 “현재의 양당은 수십년에 걸쳐 이뤄진 50개주 지역위원회를 포함해 막대한 이점을 갖고 있다”며 제3정당이 성공하기 어려운 환경을 지적했다.
신당이 기존 양당의 세력구도에 미칠 영향을 더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신당이 민주당의 표를 빼앗아 공화당을 돕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00년 대선에선 제3정당인 녹색당의 랄프 네이더가 민주당 대선후보인 앨 고어의 표를 잠식하면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가 ‘어부지리’를 취한 바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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