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터뜨린 한국 방산, 수출 비결은 '가성비'
세계 무기시장 비중도 증가
"한국산 위상 높아질 것" 기대
폴란드 정부가 한국과 무기체계 도입 기본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 방산업체들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수출로 국내 방산업체들의 올해 누적 수출액은 25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수출 실적(72억5000만달러·9조5000억원)의 2배가 넘는다.
올해 1월에는 LIG넥스원·한화시스템·한화디펜스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35억달러(약 4조2000억원)에 달하는 지대공 미사일 ‘천궁Ⅱ’ 수출 계약을 맺었다. 2월엔 한화디펜스가 2조원 규모의 K9 자주포를 이집트에 판매하기로 확정하는 등 한국산 무기 수주가 올해 초부터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 무기 시장에서 한국산 무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달 발간한 ‘방위산업의 특성 및 수출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17~2021년 주요 국가 중 무기 수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나라는 한국이다. 이전 5년(2012~2016년)에 비해 176.8% 증가했다. 특히 함정 수출이 1660% 증가하며 무기 수출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 말 기종을 선정하는 노르웨이 차기 전차 사업(17억달러 규모)과 호주의 차기 장갑차 프로젝트, 말레이시아와 콜롬비아의 FA50 경공격기 도입 사업 등도 수출 가능성이 열려 있다.
한국산 무기가 잘 팔리는 비결은 ‘가성비’를 먼저 꼽을 수 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 경쟁 기종과 성능은 유사하지만 도입·유지비용은 25~50%가량 저렴하다. 대전차 미사일 현궁의 경우 미국 재블린과 유도 방식이나 탄두 위력, 사거리 면에서 대등한 수준이지만 가격은 3분의 1에 그친다.
최근 불안해진 국제 정세도 방산업체들에는 기회가 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방어 무기를 중심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의 무기 수요가 커진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한 회원국의 무기 재고를 보충하기 위해 EU 예산으로 무기를 공동으로 구매하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공동 무기조달 전담팀을 구성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한 회원국에 2년 동안 5억유로(6680억원) 상당의 무기를 보충해주기로 한 것이다.
최대 경쟁자인 러시아·중국에 비해 무역제재 등의 위험이 없다는 정치적 배경도 한국 방산품 수출 증가에 기여했다. 한국 방위산업이 외형적으로는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일부 핵심 부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함정, 항공, 광학 분야의 해외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무기시장의 특성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무기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지만 계약 금액이 큰 만큼 대금 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수금 리스크도 존재한다. 인도네시아는 5년째 KF-21 개발 관련 분담금 8000억원을 연체 중이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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