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빚은 세무사 시험.. "난이도 조작 없었다"

◀ 앵커 ▶
지난해 도내에서도 청년 수험생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일었던 세무사 시험, 기억하시는지요.

전·현직 세무공무원들에게 유리하게 진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감사원이 공익감사까지 벌였는데요. 감사원은 출제 과정에서 난이도 조작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한범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리포트 ▶
제58회 세무사 2차 시험에 대한 공익감사에 착수한 감사원, 위법 여부를 판단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감사원은 출제 과정에서 전.현직 세무공무원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난이도 조작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지난해 2차 시험은 세무공무원 경력자의 응시 여부에 따라 과목별 난이도가 크게 갈렸습니다.

공무원 경력자는 보지 않아도 되는 세법학 1, 2부에서 과락률이 급증했고, 그들 역시 의무적으로 치러야 하는 회계학 1, 2부에선 과락률이 떨어졌습니다.

일반 수험생들이 세법학에서 발목이 잡혀 불합격의 고배를 마시는 사이, 세무공무원 출신의 합격률은 전년 대비 9배나 뛰어올랐습니다. 

[한승찬 /지난해 세무사 2차 시험 응시자]
"회계학 1부 같은 경우에는 두 번, 세 번 검토를 해도 될 정도로 시간이 많이 남았고요. 세법학 1부에서 논란이 되는 문제4 같은 경우에는 아마 일반 수험생들은 거의 손도 못 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감사원은 출제 과정에서 외부 개입이나 난이도 조작 정황은 발견할 수 없었다는 고용노동부의 선행 감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출제의도가 명확하지 않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제가 그대로 나오는 등, 출제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황연하 /세무사시험제도개선연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고용노동부 자체 감사를 통해서 밝혀진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원이) 전혀 들여다 보지 않았고... 저희가 밝혀주기를 원하는 실체적 진실에는 접근하지 못했기 때문에..."

출제와 달리 채점에는 명백한 오류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세법학 2부의 특정 문항에서 채점위원이 정해진 회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단독으로 채점 기준을 바꾸고, 실제 채점에선 이마저도 제대로 적용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감사원이 표본을 뽑아 다시 점수를 매겨보니, 7.5점을 받아야 할 응시자 A는 2점 밖에 받지 못했고, 2점을 받아야 할 수험생 B는 5점을 받았습니다.

시험을 주관한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감사원 통보에 따라 전 수험생을 대상으로 해당 문항에 한정해 재채점을 실시하고, 문제가 된 채점위원은 공단 규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채점 내용은 다음 달 말로 예정돼 있는 올해 2차 시험 결과 발표에 앞서 공개될 것으로 보이는데, 합격자가 일부 변경되는 혼란이 예상됩니다. 

MBC 뉴스 한범수입니다.

- 영상편집 : 정진우 
- 그래픽 :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