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vs 97세대.. 강훈식·박용진 단일화 변수로 부상

최형창 2022. 7. 28.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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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 3파전 압축
박 "커다란 스크럼 짜서 이변 만들 것"
강 "단일화하자 했으니 논의하겠다"
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무반응
강병원·설훈 낙선.. 친문·친낙 힘 빠져
최고위원 컷오프 통과 모두 현역 의원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가 강훈식·박용진·이재명 의원 3파전으로 압축됐다. ‘이재명 대 비이재명’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남은 한 달간 강·박 의원 두 후보가 단일화를 이뤄 이 의원과 일대일 정면승부를 벌일 수 있을지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왼쪽부터)·이재명·강훈식 당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도종환 당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예비경선 투표 마감 후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예비경선에는 선거인단 383명 중 344명(89.82%)이 참여했다. 당 규정에 따라 순위와 득표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는 총 8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한 가운데 4명이나 나온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선전 여부가 그나마 관심사였고, 결국 97주자인 강·박 두 의원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기존 중앙위원 투표로만 진행되던 당대표 예비경선 규정이 이번부터 국민여론조사 30% 반영으로 바뀌면서 박 의원에게 호재로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당내 ‘소신파’로 통했던 박 의원은 ‘유치원3법’ 등을 통과시키며 인지도를 쌓았다.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강 의원은 충남 아산을이 지역구로 ‘비수도권 유일 후보’ 포지션을 잡으면서 중앙위원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본선에서는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 당원 여론조사 5%, 일반 국민 여론조사 25%를 각각 반영해 대표를 뽑는다. 권리당원의 지지세와 인지도가 가장 높은 이 의원이 유력한 ‘1강’으로 꼽히는 가운데 강·박 의원의 단일화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지난 몇 주간 대통령 선거 후보였던 이 의원의 출마로 싱겁게 흘러가는 모양새였다. 국회의원 당선 횟수(선수)만 보면 초선인 이 의원은 출마 후보 중 가장 선수가 낮지만, 경기지사와 대선후보를 지낸 만큼 인지도와 중량감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컷오프’ 이전부터 비이재명계 후보 간 단일화를 주장했던 박 의원과 ‘컷오프’ 이후 단일화 논의에 나서겠다고 했던 강 의원이 예비경선을 통과한 만큼 당대표 선거에 조금이나마 긴장감이 올라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제부터 강·박 의원이 단일화 논의에 나설 텐데 그 과정에서 여러 흥행 요소가 생길 수 있다”며 “이 의원과 일대일 구도가 형성되면 예측불허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강·박 의원은 예비경선 통과 후 소감에서 ‘단일화’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의원은 “오늘 밤 넘어가기 전 강 의원과 긴밀히 통화를 해 보겠다”며 “단일화 관련해서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 의원과 커다란 스크럼을 짜서 이번 전당대회를 대이변의 장으로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 의원도 “원칙적으로 컷오프 이후 (단일화를) 하자고 했으니 논의를 해야겠다”면서 가능성을 열어 뒀다.

이 의원은 다른 후보들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다만 이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박 의원이 만약 단일 후보로 맞선다면 대선 경선 때의 ‘데자뷔’가 될 수 있어서 달갑진 않다”고 귀띔했다.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민주당은 친문(친문재인)계와 친낙(친이낙연)계는 진영을 대표했던 강병원·설훈 의원의 낙선으로 힘이 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낙선자들이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도 본경선에서 일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7명이 출마했던 최고위원 컷오프 통과는 모두 현역 의원에게 돌아갔다. 3선의 서영교·정청래 의원과 재선 박찬대·송갑석 의원, 초선 고민정·고영인·장경태·윤영찬 의원이 통과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본경선은 내달 6일 강원 및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한 달간 매주 주말 진행된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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