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니 정상 "전략적 협력 강화"..공급망·경제안보 중점(종합)
尹, KF-21 관련 "협력 지속 의지 재확인"..조코위 발표선 방산 언급 없어
조코위 "양국 경제관계 견고해질 것 확신..무역 증가 환영"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이동환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8일 첫 정상회담을 하고 공급망·인프라 건설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청사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공동 번영의 목표를 공유한다"며 "저는 조코위 대통령과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맞춰 전략적 차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공급망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의 실질 협력 증진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니켈과 같은 핵심 광물이 매우 풍부하다. 이는 우리 첨단산업의 중요 소재"라며 "저와 조코위 대통령은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비롯해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전기차, 배터리 같은 첨단산업 분야의 전략적 연대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미국 주도로 최근 출범한 경제·안보 플랫폼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을 통한 긴밀합 협력과 양국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속한 발효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양 정상은 또 인도네시아 신수도 건설 사업과 관련해 협력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수도이전·개발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개정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행정수도를 현재 자바섬에 있는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으로 이전한다는 목표 아래 '누산타라'(Nusantara)라는 이름의 신수도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윤 대통령은 "세종시 건설 경험은 인도네시아에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며 "(MOU 개정은) 우리 기업이 인도네시아 새 수도의 인프라, 전자행정,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해 적극 기여할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조코위 대통령도 이어진 언론발표에서 "윤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우리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특히 경제 분야에서의 관계가 더 견고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인니 투자는 철강과 석유화학, 전기차 배터리, 전기 케이블 및 통신, 의류, 재생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빠른 성장과 좋은 전망을 보여준다"며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인니 전기차 생태계 조성을 위한 한국의 투자 협력을 당부했다"고 소개했다.
인도네시아 투자부와 국영 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스틸, 포스코 간 철강산업 및 신수도 건설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을 언급하며 "총 투자 가치는 63억7천만달 러에 달하며 총 5만8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방·방산 협력과 관련, "우리 방위산업의 세계적 기술력과 생산력을 토대로 여타 방산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KF-21 개발 관련 미납금 문제는 명확하게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KF-21 공동 개발에 참여해 사업비의 20%를 분담하고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 등을 넘겨받기로 했지만 연체금이 어느덧 전체 분담금의 절반에 달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사업이 마지막까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계속 협력하자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만 말했고, 조코위 대통령 언론발표문에서는 아예 언급되지 않았다.
국가안보실이 배포한 관련 자료에는 "향후 분담금 납부 관련 양측 실무협의 가속화"라는 언급만 담겼다.
윤 대통령은 동남아 중 유일한 G20(주요 20개국) 회원국이자 올해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에 적극적 지지 의사를 표하는 한편 북한 핵·미사일, 우크라이나 사태, 식량·에너지 위기, 미얀마 인도적 위기 등 국제현안 관련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 의사를 밝혔고 조코위 대통령도 "윤 대통령 발리 방문을 기대한다"며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 당시 한국의 대체 공급선 확보에 인도네시아가 협력했던 점에 사의를 표하며 "양국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경제가 안보, 안보가 경제인 시대에 공급망 안정화 같은 양국 간 경제안보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한·메콩 정상회의 참석 이후 약 3년 만에 방한했다.
중국과 일본을 차례로 방문한 뒤 전날 저녁 입국했으며, 이틀째인 이날 오전에는 한국 기업인 간담회 등 경제 관련 일정을 소화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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