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탄소 자정' 올해는 7월 28일부로 끝났습니다

김혜리 기자 2022. 7. 28.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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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처럼 살았으면 4월2일이 생태용량 초과의 날"
미국 텍사스주에서 마른 땅 위의 작은 풀 한 포기 너머로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탄화수소 연기가 보인다. 페스코 | AP연합뉴스
GFN, 1971년부터 매년 공개
집계 이래 가장 이른 날짜
먹거리 생태발자국 줄여야

7월28일. 인류는 오늘부로 지구의 1년치 자원을 모두 소모했다. 29일부터 연말까지 무려 156일 동안 우리는 미래 지구에 빚을 내고 살아가게 된다.

글로벌 생태발자국 네트워크(GFN)는 지구가 1년치 탄소 자정 능력을 언제 잃어버리는지 계산한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을 1971년부터 매해 공개해왔다. 올해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은 집계가 이루어진 이래 가장 이른 날짜로, 지난해(7월29일)에 비해 하루, 1971년(12월25일)에 비해선 5개월가량 앞당겨졌다.

‘지구 생태 부채’에 미치는 비율은 국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GFN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가 중국인이나 미국인의 평균 생활방식대로 산다면 올해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은 각각 3월13일, 6월2일이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두 나라는 탄소배출량이 세계 1·2위이다.

한국도 세계 평균보다 훨씬 더 빠르게 생태자원을 소모하고 있다. GFN은 한국인의 생활방식을 기준으로 한다면 올해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이 4월2일이었을 것으로 계산했다.

전문가들은 생태 부채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선 먹거리 부문에서 생태발자국(인간이 자연에 남기는 영향)을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GFN과 세계자연기금(WWF)은 지구의 생태용량 중 55%가량이 먹거리를 생산·유통·소비하는 데 쓰인다고 지적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가축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연간 약 71억이산화탄소톤으로, 한 해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를 차지한다.

음식물 쓰레기도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힌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매년 10억t의 음식물이 낭비되면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 세계 배출량의 약 8~10%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GFN은 “육류 소비를 절반으로 줄이면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을 17일이나 늦출 수 있고, 식품 생산량의 30% 이상이 음식물 쓰레기로 낭비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면 지금보다 13일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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