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부담 줄인다는 5G 중간요금제, 진짜 '중간' 맞나?
크게 오른 물가 탓에 팍팍한 살림 꾸려나가다 보면, 매달 나가는 통신비도 적잖은 부담인데요. 정부가 이런 가계 부담을 줄여보겠다면서 5G 중간요금제 도입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도입 전부터 불만들이 나옵니다. 팩트체크해보겠습니다.
이지은 기자, 중간요금제라는 게 뭔가요?
[기자]
음식에 빗대서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안 앵커가 냉면집에 갔습니다. 그런데 양이 작은 '맛보기' 냉면과 '곱빼기' 이 두 가지밖에 없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앵커]
1인분 혹시 없냐고 물어보지 않을까요?
[기자]
지금 통신요금 체계가 대체로 그렇게 비슷합니다.
데이터 사용량이 월 10GB로 제한된 것과 110GB 또는 아예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비싼 요금제.
크게 보면 이렇게 있어서 소비자들 불만이 상당히 컸습니다.
그래서 요금체계를 잘게 나눠주겠다고 정부가 나선 게 중간요금제입니다.
[앵커]
그러면 요금제를 어떻게 쪼개는지가 중요하겠네요.
[기자]
업계 1위 사업자인 SKT가 정부에 제출한 안을 보면 8GB와 24GB 요금제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보통 생각하기로는 중간요금제라고 하면 10GB랑 110GB 중간쯤에 그러니까 50GB나 60GB 그즈음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할 텐데 저거는 좀 중간요금제라는 말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네요.
[기자]
그래서 실제로 5G 상품 가입자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저희가 살펴봤습니다.
24GB를 넘었습니다.
또 소비자 설문조사도 보니 50GB에서 100GB 사이 데이터를 쓴다는 이들도 10%가 넘었는데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이른바 중간요금제는 SKT 안에서는 없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소비자들이 느끼기에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느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사실 SKT 안이 현실화되면 10GB 요금제를 써오던 이들이 4000원을 더 내고요.
24GB 요금제로 갈아탈 가능성이 커진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24GB에서 110GB 사이를 쓰던 소비자들은 더 내려갈 수는 없으니까 현재 요금제를 유지를 하게 되고요.
이렇게 되면 중간요금제 도입의 이익이 당초 취지와는 달리 소비자가 아닌 기업에게 더 돌아갈 수도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24GB라는 숫자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기자]
정부와 통신사가 이 5G 이용자의 평균 사용량 자체가 27GB다, 이 중에서 데이터를 많이 쓰는 상위 5%를 제외하면 평균이 이렇게 떨어진다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결정 전에 눈여겨봐야 할 다른 수치들도 있습니다.
[앵커]
어떤 수치들이 있을까요?
[기자]
9만 원 가까이 내는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이걸 쓰는 소비자의 평균 데이터 바로 그겁니다.
이게 월 43GB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서 50GB 요금제가 있으면 통신비를 좀 내려서 비용을 더 아낄 수 있게 되는 거죠.
또 SKT가 주장하는 8GB 요금제도 보면 전체 5G 사용자의 43%는 0~10GB 사이에서 데이터 사용량이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들이 통신비를 아끼게 해 주려면 10GB에 가까운 8GB에만 중간점을 찍을 게 아니라 요금제를 더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최종 결정은 언제 나오나요?
[기자]
과기부가 내일(29일) 오전 11시에 발표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요금제는 업계 1위 SKT만 신고를 하게 돼 있지만 SKT안을 과기부가 그대로 채택을 하게 되면 KT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하게 따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그러니까 과기부가 국민 통신비를 줄일 길이 뭐가 있을지 잘 판단을 해야겠네요. 팩트체크 이지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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