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무단이탈..외국인 계절근로자 '공존' 방안은?

김호 2022. 7. 2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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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그럼 이번에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운영 실태와 문제점을 집중 취재해온 김호 기자와 조금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지난해 입국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가운데 56%가 무단이탈했다는 사실과 자치단체의 허술한 업무협약 과정, 브로커 개입 등 구조적 문제를 보도했는데요,

우선 이 문제 취재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답변]

네. 이달 초 고흥에서 네팔에서 온 계절근로자 14명이 무단이탈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관련 보도를 했는데요,

당시 고흥군은 취재진에 주한 네팔 대사관을 통해 현지 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흥군의 입장까지 담아 보도했는데 주한 네팔 대사관으로부터 KBS측에 연락이 왔습니다.

고흥군과 네팔의 한 자치단체가 맺은 계절근로자 MOU 과정에 대사관은 개입한 적이 없다는 겁니다.

취재해보니 양측의 MOU는 정체가 불분명한 민간인 신분 한국인이 주선한 것이었습니다.

고흥군은 KBS가 다시 취재하는 시점까지도 대사관이 공식 절차를 밟아 MOU가 체결된 것으로 알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대사관 명칭을 도용한 민간인의 수상한 알선에 자치단체가 완전히 속았다, 이런 이야기인데 상당히 황당합니다.

그런데 앞서 보도를 보면 전국적으로 입국자 가운데 56%가 이탈했다 이런 내용이 있어요?

[기자]

취재팀이 올해 상황도 몇몇 자치단체에 직접 파악해봤는데요,

강원도에서만 올해들어 현재까지 백 명 가까이 이탈했고, 전북 고창에서도 약 60명이 사라졌습니다.

전국 현황을 법무부에 문의했는데, 아직 공식적인 집계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계절근로자들이 무단이탈을 하면 사업을 추진한 자치단체에도 제재가 있다고 하던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변]

정부는 법무부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로 꾸려진 배정심사협의회를 통해 지역별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수를 배정하는데요,

입국인원 대비 이탈자 규모에 따라 배정 인원을 제한하거나 심한 경우 1년간 배정 자체를 제외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된 고흥군의 경우는 올해 상반기 14명이 이탈하면서 법무부 측으로부터 내년도 사업에서 배제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현지와 접촉해서 계절근로자들을 데리고 오는 것도 쉽지 않을텐데 무단이탈하면 불이익을 받게 되고, 자치단체 입장에서는 곤란한 부분이 많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

자치단체들은 농어촌 현실을 볼 때 계절근로자 사업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는데 또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계절근로자가 필요한 지역은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일손 부족을 겪고 있는 작은 농어촌들이거든요.

이런 농어촌 지역의 시군은 규모도 작고, 그래서 계절근로제 업무를 맡을 직원도 두 세 명인 경우가 보통인데, 필요한 계절근로자는 한 해 수백 명이 넘습니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계절근로자들을 실시간으로 관리 감독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앵커]

외국인들은 계절근로제를 어떻게들 보고 있습니까?

[기자]

취재팀이 인터뷰한 외국인들도 계절근로자 무단이탈 상황을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계절근로자 제도가 한국은 물론 자국민들에게도 경제적으로 큰 보탬이 되고 있는데, 무단이탈이 반복되면 결국 교류가 중단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는 건데요,

대다수 자국민들은 최대 5개월인 계절근로 기간을 정상적으로 채우고 돌아온 뒤 다시 계절근로에 참여하고 싶어한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일부 참여자들의 일탈 때문에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지는 것을 걱정하는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 제도를 돈벌이로 삼는 불법 브로커 문제부터 해결돼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사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장에서도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브로커에게 많은 돈을 주고 한국에 오는 건 바라는 일이 아닐 겁니다.

개별 자치단체에만 제도 운영을 맡기지 말고 정부 차원에서 주도해 투명한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을 상대 국가와 마련하고 브로커가 개입할 여지를 두지 않는 게 방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김호 기자였습니다.

김호 기자 (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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