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대 '97세대' 민주당 대표 경선..강·박 단일화가 최대 변수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가 이재명 의원 대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정치인 간의 신구 대결 구도로 짜인 것은 당내 세대교체 여론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민심과 당심에서 우위를 차지하며 대세론을 재확인했다. 박용진·강훈식 의원(기호순)은 예비경선을 통과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97세대가 앞으로 어떤 전략을 짜느냐에 따라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도가 더 굳어질 수도, 흔들릴 수도 있다.
이 의원은 28일 8·28 전당대회 예비경선에서 무난히 통과하면서 확고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론을 받은 당사자이지만, 야당 유력 대선 주자로서 2024년 총선 승리를 견인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당내 신임을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의원은 이날 정견발표에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면서 “깊은 고민 끝에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어 책임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 1강 체제가 확실한 상황에서 본선행에 오른 97세대 두 후보에게 관심이 더 쏠렸다. 두 사람은 젊은 정치인라는 점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소구력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박 의원은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했고, 강 의원은 엷은 계파색으로 의원들의 고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박 의원은 예비경선 통과 후 “국민과 함께하는 사회연대 정당으로의 민주당을 만들어서 총선, 대통령선거에서 다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날 예비경선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정부와 거침없이 맞설 새로운 40대 기수의 등장”이라고 자평했다.
97세대 후보들이 어떤 전략을 쓰느냐에 따라 전당대회 구도는 달라질 수 있다. 박 의원은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셀프공천 논란을 집중적으로 견제해왔다. 강 의원은 이 의원 비판을 피하고, 미래·비전 제시 전략에 집중해왔다.
두 후보 간 단일화 여부도 변수다. 박 의원은 이날 예비경선 직후 취재진과 만나 “빠른 시간 내 강 의원과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한 단일화 논의를 진행하겠다”며 “강 의원과 커다란 스크럼을 짜서 대이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도 취재진과 만나 “원칙적으로 (단일화를) 하겠다고 했으니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실제 단일화에 합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다음달 6일부터 강원·대구·경북에서부터 지역 순회 투·개표가 시작된다. 단일화 시점이 늦어질수록 사표가 늘어나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최고위원 선거는 친이재명(친명) 대 비이재명계(비명)의 대결로 치러진다. 본경선에 오른 후보 8명 중 친명계는 장경태·박찬대·서영교·정청래 의원 4명, 비명계는 고영인·고민정·송갑석·윤영찬 의원 4명이다. 1인 2표제로 치러지는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친명계 지지자들의 표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친명계 최고위원이 얼마나 많이 진출하는가에 따라 당 권력 구도가 친문재인계 중심에서 친명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될 수도 있다.
대표와 최고위원 본경선에서는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당원 5%, 국민여론조사 25%가 반영된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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