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소통하던 윤석열 대통령의 '겨울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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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일정을 놓고 28일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그리고 이날 갑자기 △휴가를 앞두고 29일 오전 일선 파출소를 방문해 치안 상황을 점검하고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는 윤 대통령의 수정 일정이 공지되며 29일 출근길 약식회견도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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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일정을 놓고 28일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29일 오전 업무보고를 앞두고 교육부는 28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사전 브리핑을 계획했지만 브리핑 42분 전인 오전 9시18분에 ‘업무보고 연기’를 기자단에 공지해야 했다. 대통령실이 갑작스레 일정 변경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내려갔던 몇몇 교육부 담당 기자들은 허탕을 쳤다. 비판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5시께 “내일 오후에 급하게 업무보고를 다시 하기로 결정했다. 일정 관련해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업무보고 연기는 벌써 세번째다. 지난 20일 여성가족부, 21일 통일부 업무보고를 연기하면서 대통령실은 “빡빡하게 잡은 일정을 조정한 것”이라고 했다. 국정 운영의 미숙함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여성가족부·통일부 업무보고는 당일에 연기됐지만 교육부의 경우 하루 전에 업무보고 시각을 오전에서 오후로 이동했으니, 이전보단 나아졌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윤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을 톺아보면, 세번째 업무보고 연기를 ‘아마추어 같은 대통령실 일정 관리’만으로 볼 수 없다. 앞서 지난 26일 ‘이준석 대표가 내부 총질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불편한 감정이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대표 징계 당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다. 대통령으로 당무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던 자신의 과거 발언을 해명해야 했지만 윤 대통령은 입을 닫았다. 메시지 공개 이튿날인 27일 윤 대통령은 오전 9시30분 비상경제민생회의가 예정된 경기 성남시 헬스케어혁신파크로 향하며 출근길 약식회견을 건너뛰었다. 28일 오전에도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출근하지 않고 정조대왕함 진수식이 예정된 울산 현대중공업으로 직행했다. 그리고 이날 갑자기 △휴가를 앞두고 29일 오전 일선 파출소를 방문해 치안 상황을 점검하고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는 윤 대통령의 수정 일정이 공지되며 29일 출근길 약식회견도 무산됐다. ‘내부 총질’ 메시지 공개 뒤 3일 연속 윤 대통령이 마이크 앞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추가로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최소 9일간의 ‘동면’에 들어간다. 다음달 7일까지가 윤 대통령의 여름휴가이기 때문이다. 어떤 말로도 매를 피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윤 대통령은 무려 12일간의 ‘정치적 묵언기’를 확보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출근길 약식회견 때문에 29일 오전 대통령 일정을 갑자기 변경한 거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이 휴가 전에 긴급히 챙겨야 할 것들을 각별히 주문하고 싶어 해서 마련된 행사”라며 “그런 오해가 없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말 오해일까.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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