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귀순 목적과 의사는 구별돼야"..강제북송 위법 판단 내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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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귀순의 목적과 귀순하려는 의사는 구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수사에 참여하고 있는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귀순의 목적과 귀순하려는 의사의 구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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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목적 불순해 의사도 못 믿어' 文정부와 배치
"북송 법적 근거 없고 통치행위도 처벌 가능"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귀순의 목적과 귀순하려는 의사는 구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살인을 저지르고 도주하는 과정에서의 귀순'이라는 목적에 집중해 그 본래 의사도 믿을 수 없다는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지휘부의 주장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탈북민을 강제북송시킬 법적 근거가 없고 ▲살인죄의 경우 국내에서 수사·처벌이 가능했다고 보며 ▲북송을 '고도의 통치행위'로 해석해도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 검찰의 종합적인 입장이어서, 이 사건 관련 피의자들의 혐의는 폭넓게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수사에 참여하고 있는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귀순의 목적과 귀순하려는 의사의 구별'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국가안보실이 탈북어민들의 귀순 목적에 비춰 귀순 의사의 진정성을 문제 삼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 발언은 검찰이 귀순의 진정성보다는 어민들이 귀순의향서를 작성해 그 의사를 명확히 밝힌 점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이준범)는 이미 국가정보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와 임의제출 형태로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어민들의 귀순 의향이 담긴 문건을 실물로 확보한 상태다.
수사팀은 탈북어민을 강제북송한 법적 근거도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 문 정부는 탈북어민들을 외국인으로 간주해 출입국관리법상 강제 퇴거 조항을 적용했다는 입장이지만, 검찰 관계자는 "북한의 해외공민증을 가진 사람은, 외국인이라는 입증이 없는 이상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강제 퇴거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했다.
대법원은 1996년 11월12일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으로부터 북한의 해외공민증을 발급받은 A씨에게 강제퇴거 명령을 내린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처분을 무효로 판결하며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으로서 강제퇴거 시키기 위해서는 외국인이라고 단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 지역 역시 대한민국 영토에 속하는 한반도의 일부"라는 이유로 A씨를 외국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 관계자는 탈북어민을 강제북송시킨 것은 고도의 통치행위여서 사법적 처벌이 불가하다는 일각의 주장도 "대법원이 긴급조치 관련 사건에서 통치행위 역시 법치주의 원칙상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야 하고, 그에 위배되면 안 된다는 취지로 판시한 게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건에 대한 의견이 아닌 '일반론'이라는 점을 덧붙였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수사팀은 이 사건 관련 문재인 정부 당시 외교안보라인 지휘부가 제시한 강제북송 근거들에 대한 법리 검토에 나섰고, '위법하다'는 결론에 가까워졌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검찰은 탈북어민이 저지른 살인죄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충분히 수사하고 처벌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수사팀에 참여 중인 검찰 관계자는 "형사재판 관할권 관련 법리적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범행을 자백했고, 범행 현장으로 볼 수 있는 선박도 확보돼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과학수사 기법 등 각종 수사 역량을 고려해 봤을 때 충분히 유죄 선고를 받을 수 있었던 사건이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13일 국정원 압수수색을 단행한 데 이어 정부 및 해군 관계자 등을 불러 사실관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작업이 끝나는 대로 검찰은 당시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한 관계자들과 서훈 전 국정원장 등 지휘라인에 있던 인사들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으로부터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등으로 고발된 서 전 원장은 이 사건 당시 합동 조사 과정에서 직·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wake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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