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총질은 사실"..윤핵관-이준석 전면전 치닫나

[윤석열 정부]이철규 "혹세무민하며 세상 어지럽히니 앙천대소"
이준석 "국민, 대통령 잘못 보좌한 사람 더 알게 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첫 순방을 마치고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심중이 담긴 문자메시지 노출 파문을 계기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쪽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쪽이 거친 말을 주고 받으며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윤핵관’ 중 하나로 꼽히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지구를 떠나겠다는 사람이 아직도 혹세무민하면서 세상을 어지럽히니 앙천대소(하늘을 보고 크게 웃음)할 일”이라는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다음날 이 대표가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를 받아와서 판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떠난다”고 했던 이 대표의 과거 발언을 소환하며 공개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 의원은 이 글을 올린 뒤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외부에 표현을 안 했을 뿐이지 그간 (이 대표가) 내부 총질을 한 게 사실”이라며 “이 대표의 그릇된 말과 주장을 방치하면 사실인 양 왜곡되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 대표와의 정면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8일 오전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제1번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또 이날 이 대표에게 성 접대를 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법률대리인인 강신업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이 대표를 무고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해 성 상납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는데, 강 변호사는 이에 대해 “성 상납을 받았음에도 안 했다고 거꾸로 (강 변호사 등을) 고소한 것이기에 무고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의 이런 행보는, 그가 이날까지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 사랑’의 회장이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대표 쪽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듯 즉시 반격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이 의원이) 그간 고생하셨는데 덜 유명해서 조급하신 것 같다”며 “오늘 국민들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대통령을 잘못 보좌해온 사람 하나를 더 알게 될 거 같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도입한 당 대변인 토론 배틀 선발대회인 ‘나는 국대다’ 출신 임승호 전 대변인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총알이 본인들이 쥔 총에서 나오는 것도 모르고 허공에 몽둥이나 휘두르는 추태”라고 이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이준석 없는 유토피아’를 마침내 꾸리셨으니, 아름다운 지상낙원에서 본인들의 꿈을 한껏 펼쳐보세요”라고도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