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데뷔전 치른 김주현·이복현..모럴해저드·감독 부실 지적에 '진땀'(종합)

서상혁 기자,김상훈 기자,한유주 기자,박종홍 기자 2022. 7. 2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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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 '코인 빚탕감' 논란에 "원금 감면 아니다..청년 도와야"
잇따른 금융사고에 이복현 금감원장 "내부통제 TF 통해 개선방안 논의"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김상훈 한유주 박종홍 기자 = 금융당국 수장인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회 데뷔전을 치렀다. 김 위원장에겐 취약차주 지원방안에 따른 '모럴해저드 우려', 이 원장에겐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금융사고에 관한 질의가 쏟아졌다.

28일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했다. 두 수장 모두 취임 후 첫 국회 공식 일정이었다.

김 위원장에겐 모럴해저드 논란과 관련한 질의가 여야 막론하고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를 통해 90일 이상 연체자에 대해선 대출 원금의 최대 90%까지 감면하는 한편, 투자 손실을 본 청년 등 저소득 청년 계층엔 이자를 감면해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두고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만연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경감 중심의 지원책은 아주 잘한 일이나, 90일 이상 연체 차주에 대한 90% 원금 감면은 모럴해저드 우려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유의동 의원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정책 취지에 동의하지만, 디테일 부분에서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저항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청년 세대는 '공정' 문제에 대해 민감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처음 금융거래 할 땐 돈을 빌린 사람이나 빌려준 쪽이나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결국 채무불이행 상황이 발생한다"며 "이 경우에 대비해 금융회사는 자체적으로 채무조정을 진행하고 신용회복위원회나 법원에서도 (채무조정을) 해주는데, 이번 제도도 그러한 정신에 맞춰서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등 투자 손실을 본 청년층 지원 논란에 대해선 "정부가 발표한 건 코인(가상자산) 투자자 피해가 아니라, 청년 중 신용등급 하위 20%에 해당하는 이들에 대해 이자 부담만 도와주는 제도"라며 "원금 감면이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20·30대의 취약 차주 비중이 높고 연체율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 여러가지 요인을 고려했을 때 청년을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겐 론스타 책임론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1년 금융위 사무처장 재직 당시 론스타가 무자격으로 외환은행을 불법적으로 인수하는 과정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금융위는 론스타에 대해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론스타 관련 책임론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일각에서 책임문제가 제기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론스타 관련 판정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판정이 나오면 가급적 국민에게 공개할 생각이다. 정말 책임질 일이 있으면 그때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병욱·소병철·오기형·윤관석·홍성국 등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1일에도 입장문을 통해 "김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 당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등을 지내며 산업은행 민영화,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인수 의혹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은 인사"이라며 임명 반대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겐 횡령, 이상 외화거래 등 잇따른 은행권 금융사고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은행들이 내부통제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은행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금융감독원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강력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 1금융권에서 횡령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금융감독원 차원의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동의한다"며 "관련 TF에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은행권 내부통제 개선 TF'를 구성해 내부통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르면 10월중 최종 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이 원장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모 영업점에서 발생한 4조원대 이상 외화송금 거래에 대해 "불법적 요인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량의 유동성이 해외로 대량 유출된 상황이고, 가상자산 투자자의 이익을 손상하는 시장 교란성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은행권에 추가 이상 외화거래 정황이 밝혀진 만큼, 검사 결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은행권에서 20억달러 규모의 추가 이상 거래 정황을 파악했다. 이 원장은 "거래가 없던 신생업체에서 대규모 거래가 발생하는등 여러 시중은행에서 유사한 형태의 거래가 다발적으로 나타났다"며 "금융기관에 책임을 묻는 한편, 감독 시스템 개선방안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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