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묘했던 민주당 컷오프..'어대명'-'이재명 견제론' 공존했다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인천계양을)이 28일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예비경선(컷오프)을 무난하게 통과하며 '대세론'을 이어간다. 서영교·정청래·박찬대·장경태 등 친명(친 이재명 의원)계 의원들 다수도 본경선에 진출하며 힘을 더했다.
과제도 드러났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과 계파 갈등 우려 등으로 이 의원을 견제하는 후보들의 목소리가 이날도 이어졌다.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인 박용진·강훈식 의원이 컷오프를 통과하며 본선에서 이 의원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를 진행하고 박용진·이재명·강훈식 의원(기호순)이 당대표 선거 컷오프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중앙위원 투표 결과를 전체 70% 비율로,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30%로 반영했다. 최고위원 예비경선은 '중앙위원 100%' 기준을 적용했다. 후보별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변은 없었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노리는 이 의원이 이번 컷오프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 의원은 이날 예비경선 정견발표에서 "길고 깊은 고민 끝에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어 책임지기로 했다. 이기는 민주당을 위해 제 온몸을 던지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도 친명계 의원들의 선전이 이어졌다. 이 의원과 '러닝메이트'라고 밝힌 박찬대 의원을 비롯한 서영교·정청래·장경태 의원 등 친명계 의원들이 컷오프를 통과하며 세를 실감하게 했다.
동시에 이 의원에 대한 견제 심리가 함께 작동했다는 목소리가 뒤따른다. 중앙위원들과 국민들은 이 의원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세대교체론을 앞세웠던 박용진·강훈식 의원을 본경선 무대에 올려놨다.
박 의원은 이날 예비경선 정견발표에서도 "여러분 오늘만큼은 그동안 친소관계나 인연에 따른 선택이 아닌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의 유일한 대항마 박용진을 전략적으로 선택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오늘 여러분께서 박용진을 선택하신다면 민주당 역사에 길이 남을 승리로 가는 '터닝 포인트'를 찍는 역사적 선택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강훈식 의원 역시 "1970년대 40대 기수론을 처음 들고 나왔을 때 기성 정치인들은 '구상유취'라며 비웃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결국 40대 기수들은 박정희 정권과 겁 없이 싸워 이겼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NY(이낙연 전 대표)계로 꼽히는 윤영찬 의원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 고민정 의원, 무계파의 송갑석·고영인 의원 등이 최고위원 선거 컷오프를 통과하며 친명계와 경쟁 구도를 이뤘다.
이로써 '대세론'을 굳히려는 이재명 의원과 변화 및 혁신을 앞세우는 박용진·강훈식 의원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 의원은 이날 예비경선 후 기자들과 만나 "이기는 민주당을 통해서 민주당이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고 다음 대선에서도 이기도록 전국 정당화를 확실히 해나갈 것"이라며 "치열한 본경선이 남았는데 최선을 다해 민주당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좋은 계기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97세대'의 단일화는 변수로 떠오른다. 박 의원은 예비경선을 앞두고 '이재명 대세론'을 견제하고 전당대회 흥행을 위한 선제적 단일화를 촉구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날 "시종일관 단일화에 열려 있었고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 강훈식 후보와 단일화와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오늘밤이 넘어가기 전에 강 의원과 긴밀한 통화를 해보겠다. 변화를 해야 이기고 혁신을 해야 우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 역시 "원칙적으로 컷오프 이후 이야기하자고 했으니 (이제) 논의를 해야된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분들과 상의해 민주당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을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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