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오고 '전기차·배터리' 가고..尹, 인니 고리 아세안 정책 강화
대아세안 정책 베트남 중심서 다변화..인니 수도 이전에 韓기업 등 핵심 역할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의 발전뿐만 아니라 대(對) 아세안 협력의 기틀을 마련한다.
윤 대통령은 2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조코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전날(27일) 한국을 방문한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윤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공식방문하는 해외 정상이다.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조코위 대통령을 공식 초청한 것은 인도네시아의 전략적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인구의 41%(2억7000만명), 아세안 총 국내총생산(GDP)의 35%(약 1조2000억달러)를 차지하는 아세안의 중추 국가다. 아세안 중 우리와 '특별전략적동반자관계'를 맺고 있는 유일한 나라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핵심 광물의 공급망 안정화 및 우리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투자 활성화가 전망된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1위의 니켈 생산국이자 풍부한 천연자원 보유국으로서 역내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 및 경제안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함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인도네시아에 총 246억달러(누적 투자액 기준)를 투자했다. 우리 기업 중 현대차는 15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현대차와 LG엔솔은 공동으로 11억달러 규모의 배터리셀을 건설할 계획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별도로 면담하기도 했다. 조코위 대통령이 정 회장과 별도 면담을 한 것은 인도네시아가 현대차그룹과 미래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는 35억달러 규모의 제철공장 증설 투자를 예고했으며, 롯데케미칼은 39억달러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조코위 대통령에게 우리 기업들에 대한 각별한 지원과 관심을 당부했다.
인도네시아가 약 40조원을 들여 추진 중인 신(新) 수도 이전 사업에서는 우리의 경험이 전수되면서 마찬가지로 한국 기업들의 활발한 진출이 예상된다. 정상회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배석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정부는 인도네시아의 신수도 이전 사업 과정에서 우리의 인프라와 주택건설, 스마트시티, 디지털 행정 분야와 관련한 진출이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수도이전·개발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근 시험 비행에 성공한 차세대 전투기(KF-21)는 양국이 공동 개발한 결과물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가 개발 분담금 납부를 2017년 하반기부터 중단한 상태여서 이 부분에 대한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측이 연체 중인 KF-21 사업 분담금은 8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분담금 납부와 관련한 양측간 실무협의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G20 의장국으로 국제현안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오는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 예정인 G20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을 초청했다.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아세안의 중요성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인도네시아에 설명하고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확인했다"며 "전 정부의 아세안 외교의 성과를 계승, 발전시키면서 윤석열정부만의 특색있는 아세안 외교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앞서 "우리의 아세안 정책이 과거 베트남에 과도하게 집중된 원톱체제라면, 이번에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투톱 내지 다양화시킬 수 있는 그런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또 압도적으로 경제 위주였다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문화와 외교안보를 가미한 포괄적인 협력이 아세안에 가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구상"이라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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