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위상에도 수학 포기자 속출..해법은?

서현아 기자 2022. 7. 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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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이혜정 앵커 

이렇게 한국 수학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지만 우리 학교 수학교육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고등학생 10명 가운데 6명이 자신을 수학 포기자라고 생각한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인데요.

제2의 허준이가 나오려면 우리 교육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고민해 봅니다. 

국가교육과정의 개정추진위원장을 맡고 계시기도 하죠. 

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우리 수학 올림픽으로 통합니다. 

2014 세계수학자대회 유치위원장을 맡아서 직접 서울의 유치를 성사시키기도 하셨습니다. 

이번 필즈상 수상 소식을 듣고 감회가 남다르셨을 것 같습니다.

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 /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장 

남달랐죠. 2014년에는 제가 조직위원장도 했는데요. 

조직위원장은 시상식, 다시 말하면 개막식도 주관하기 때문에 시상식 6개월 전부터 이미 필즈상 수상자 명단을 확보하고 그분들의 숙소부터 그분들의 이름이 공개되면 안 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하는 그런 과정을 겪었는데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하면서 부러움 반, 그리고 '언제 우리는 이런 게 나올까' 이런 기대를 했었는데요. 

어제 허준이 교수가 '근자감'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당시에 기자회견 때에서 어느 기자분이 '한국에선 언제 나올까요?' 이런 질문을 했는데요. 

그때 제가 '지금 우리나라의 이런 질적 양적 성장의 추세를 보면 10년 안 걸릴 것 같다.' 이런 말을 했는데, 그 기자님께서 다음 날 조직위원장의 근자감이라고 표현을 하셨거든요. 

그 말이 떠올랐습니다. 정말 감계 무량하고 2014년 이후에 10년 이내에서 정말 한국에서 이런 경사가 일어났습니다.

이혜정 앵커 

그렇습니다.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 수학자 대회의 슬로건이, '늦게 시작한 자들의 꿈과 희망'이었습니다. 

우리 수학 출발은 조금 늦었지만, 이제 세계적인 반열에 올라섰다, 이렇게 봐도 될까요? 

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 /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장 

네, 저희가 80년대까지도 거의 수학 연구의 불모지대였는데요. 

저희가 여러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까 한 10년 사이에 양적 성장, 한 3배 논문 수, 그다음에 국제협력 그러니까 국제 공동논문이라거나 국제학회라거나 이런 것들도 약 3배 정도. 

그런데 저희가 다른 나라들과 비교를 해 봤더니 역사상 이 정도의 속도의 수학 분야 성장을 기록한 나라가 없었습니다. 

그 전무후무한 그런 의미로는 양적일 뿐만 아니라 이번에 허준이 교수의 성과에서 보듯이 질적인 수준까지도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왔다, 양적·질적으로 이제는 정말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혜정 앵커 

네, 그런데 하지만 우리 고등학생 10명 중에 6명이 자신을 수포자로 생각한다라고 합니다. 

우리 학교 수학교육은 아직 개선할 점이 많아 보이는데요. 

가장 큰 문제가 뭘까요?

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 /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장 

저는 입시의 중요성이 계속 강조되고 어떤 의미에서는 계속 증폭되면서 그 변별력이 중요해졌고, 그러다 보니 같은 문제를 계속 반복해서 학습을 시키게 되는데요. 

허준이 교수도 그런 말을 했죠. 

시간을 충분히 갖고 문제를 차근히 풀어가는 건 누구보다 잘했는데 50분에 20문제를 푸는, 이런 종류의 문제들에서 너무 힘들었다고 얘기를 했었는데요. 

저는 그 반복이 지나치게 많고 변별력을 위해서 풀지 않아도 되는 문제들까지 풀게 시키는, 이런 것들이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혜정 앵커 

더불어서 우리가 학습량에 대한 논쟁도 굉장히 치열합니다. 

우리 공교육에서 보통 학생 영재 학생 교실에 다 있잖아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그런 방법이 있을까요?

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 /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장 

저희가 수포자가 늘어나고 수포자, 국포자, 영포자까지 늘어나면서, 이게 어쩌면 우리가 너무 많이 가르치고 있어서 학생들이 좌절하는 게 아닐까라는 그런 진단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번의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서 내용을 줄이는 노력을 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습니다. 

왜냐하면 내용을 줄여서 그 시간 그렇게 해서 확보된 시간을 학생들이 조금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데, 또 어떤 활동을 하는데 쓰는 게 원래 취지였는데 그 시간 동안에 오히려 10번 반복하던 걸 20번 반복하는, 반복이 오히려 늘어나는, 그런데 이런 똑같은 내용을 계속 반복하게 되면 적절한 선까지는 그게 학생들의 자신감을 늘려주지만 그걸 넘어가면 이게 꼴도 보기 싫은, 더 이상 보기 싫은 지긋지긋한 게 돼버리거든요. 

저희가 그 선을 넘었다고 생각되고요. 

그래서 오히려 이제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말씀하신 것처럼 영재와 그다음에 또 학생들이 각각의 재능 있는 분야가 다르지 않습니까?

이런 것처럼 각각의 분야에서 학생들이 자기의 관심 갖는 분야에서 좀 더 나갈 수 있게 하고 그렇지 않은 분야에서는 적정량을 유지하는 이러한 새로운 어떤 그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혜정 앵커 

네, 우리 올해 하반기에요. 

2022 개정교육과정 총론과 또 과목별 시안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교수님께서는 국가교육과정 개정 추진위원장을 맡고 계시기도 하시잖아요. 

우리 수학교육 개선을 위해서 이거는 꼭 해야 한다, 이런 과제가 있을까요?

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 /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장 

네, 사실은 이제 국가교육과정 개정 추진 위해서는 수학뿐만 아니라 초중고 모든 모든 과목을 다 저희가 개정을 맡고 있는데요. 

지금 총론은 이미 발표가 됐고 지금 각 과목별 각론이 지금 여러 가지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인데요.

그런데 수학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의 공이, 이제는 학생 주도성과 학생 개별성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OECD의 2030 교육, 2030 보고서에서도 앞으로 교육의 교육 개정에 가장 큰 키워드는 학생 주도성이어야 한다고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모든 학생들이 똑같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그 과정 자체가 잘못된 과정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관심의 다양성 미래의 진로의 다양성을 고려해서 공통되는 부분은 줄이고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을 늘려서 그리고 조금 더 풍성하게 하고 깊이도 좀 더 쉬운 선택 과목부터, 어려운 선택 과목까지 깊이도 다양화해서 학생들이 자기 분야에서 적절한 선택과 그리고 자기가 진짜 관심 갖는 분야에서는 조금 더 깊이 있게 가게 하는, 이러한 학생 주도성이 들어와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이런 것들을 통해서 자신의 미래 주도를 빠르게 발견하는 그런 계기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혜정 앵커 

그런 학생들에게 주도성과 가능성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사실 멘토도 되게 중요해 보입니다. 

허준이 교수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그때마다 중요한 멘토가 있었다,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이것도 우리 교육에 굉장히 시사하는 바가 클 것 같습니다.

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 /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장 

맞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학생들은 내용이 어려워서 좌절하지만 어떤 학생들은 끊임없는 반복에서 좌절하는데요. 

그럴 때 분명히 그 학생이 재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바보인가 봐'라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다른 학생들은 한 시간에 이 수능 문제 잘 푸는데 자기는 1시간에 1문제밖에 못 풀면 허준이 교수처럼 '나는 수학적 재능이 없나 봐'라고 판단하게 되는 것처럼, 그럴 때 그 대화를 나누고 또는 그 학생에게 어떤 롤 모델들을 보여주는 그런 멘토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에게 다양한 연령대의 그런 멘토들을 만날 기회를 만들어주는 그런 프로그램들이 이 지자체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 이 고민되어야 하고 설계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혜정 앵커

EBS 뉴스, 우리 방송을 보는 분들 중에 사실 학생과 학부모님들이 되게 많으세요. 

우리 수학의 가치, 또 우리가 수학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이런 말씀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 /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장 

두 가지 측면 얘기하고 싶은데요. 

원래 초중고 수학은 수학자나 과학자를 꼭 길러내기 위한 그런 과정이 아니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연습하는 과목이거든요. 

그리고 이러한 생각, 사고법은 모든 분야에서 예술이나 체육에서도 저는 중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그런 자질을 기르기 위해서도 초중고에서 어떤 공통된 부분의 수학을 공부하는 건 중요하고, 두 번째는 빅데이터 시대와 이런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면서 수학이 활용되는 분야가 획기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마케팅 분야에서 요즘 빅데이터 모르면 성장하기 힘들거든요. 

예전하고 정말 달라졌죠.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미래에 조금 더 많은 어떤 가능성들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기본적인 소양을 갖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혜정 앵커 

수학뿐 아니라 사실 모든 공부가 그렇습니다. 

당장의 답을 찾기보다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 그리고 우리 학교 교육이 그런 교육을 이뤄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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